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479 - 기륭전자분회 철야농성 투쟁 53일차
20140220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20140220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20140214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앞.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20140206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국회에서 사회적 합의와 타결, 책임에 대한 토론회 도중 기륭 농성장에 전기가 끊겼다는 연락.. 유흥희 분회장의 글.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조합원에게 카톡이 왔다. 건물주가 와서 전기코드를 뽑고 절도죄로 고소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농성장엔 만삭의 조합원이 있었는데. 우린 전기를 몰래 쓰지 않았다. 공개적으로 얘기했고 사용료를 낼 터이니 요금계산을 해줄 것도 얘기했는데..., 이런 우리 요구를 무시하더니 살다보니 별별 일이 절도죄라니 슬프다."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달려갔더니 화장실에 연결했던 전기코드를 모두 뽑고 화장실 문을 잠가버렸다. 이후 다른 층에 다시 꽂고 뽑고 잠그고 숨바꼭질 같은 일이 반복됐다. 이 나라는 최소한이라는 것이 없다. 사람의 가치가 물건보다 못하다.
2011년 시작된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가는 희망버스가 태동한 건 바로 여기(장소는 다르지만), 기륭으로 모인 사회적 연대의 힘이었다. 그 흐름의 가운데 있던 박성호 한진중공업 지회장과 송경동 시인. 토론회가 끝나고 달려와 텅 빈, 전기가 끊긴 기륭건물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40128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20140114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학교.
"한편 중앙대학교는 티엔에스개발와 용역계약서를 맺으면서 '콧노래도 부르지 마라.’,'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할 때 쇼파에서 쉬지 마라', '외부 인사와는 말도 섞지 마라'는 등의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40101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야반도주 철야농성 3일차.
기륭전자, 노조원들 놔두고 세밑 '도망 이사' [한겨레]
|
20131221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 앞. 최종범 열사 자결 52일, 노숙농성 19일차.
20131130 경남 밀양 산외면 보라마을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12011450401&code=940100
20130524 / 20131202 경남 밀양 단장면 바드리마을 84번 765kV 송전탑 현장.
84번 현장에 세워질 송전탑을 막겠다고 새벽부터 공사현장 입구 포클레인 밑에서 밧줄로 몸을 묶었던
동화전마을 할머니는 반나절만에 한전직원들이 흙 담는 자루로 말아 실어갔다.
반 년만에 그곳에는 결국 송전탑이 세워졌다.
네가 이치우 어르신을 죽였다.
네가 유한숙 어르신을 죽였다.
네가 사람을 죽였다.
네가 밀양 사람을 욕보였다.
20131208 서울 강남역 삼성본관. 고 최종범 열사 사망 39일차, 노숙농성 6일차.
다음주, 금요일 13일이면 사랑하는 남편 최종범과 제가 사랑으로 결실을 맺고 이 세상 그 어느 집 아이보다 예쁘게 잘 키우고 싶었던 별이가 세상에 태어난 날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내일이 별이 아빠와 제가 별이의 돌잔치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별이 아빠와 저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꿈을 꾸었습니다. 건강한 아이를 위한 기도와 엄마와 아빠를 반반씩 닮은 아이를 위해 좋은 엄마 아빠가 되어달라는 행복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별이 아빠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아들이면 최강으로 이름 짓고 딸이면 최별로 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매일을 손꼽아 기다린 끝에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별이의 아빠와 엄마가 되었습니다. 남편은 우스갯소리로 비수기에 태어난 별이를 효녀라고도 했습니다.
12월 3일, 잠든 별이를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서울로 왔습니다. 뱃속에 별이를 품었을 때부터 이제 돌이 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제 품에서 떼어 놓은 적이 없는 별이를 두고 이곳에 왔습니다. 그렇게 집을 나오면서 너무나 서럽고 하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넘게 차가운 냉동고에서 아직도 그 한을 풀지 못하고 서러워할 남편을 생각하면 망설일 수가 없었습니다. 추위도 두려움도 없이 서울로 왔습니다.
저는 이제껏 서른이 되도록 단 한 번도 집회를 참여해 보거나 농성을 해 본 적도 더욱이 거리에서 잠을 청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런 제가 남편의 유언을 지키겠다고 삼성본관에 왔을 때 너무나 많은 경찰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죽음에 대해 사과하라고 남편의 유언을 전하려는 제 앞을 가로막는 경찰들을 보고 가슴에서 피눈물이 터질 듯 억울하고 분했습니다. 제가 범죄자가 아닌데 오히려 삼성의 부당함과 탄압 때문에 억울하게 죽은 남편의 죽음에 대해 항의하고 사과 받고자 온 저와 남편의 동료들을 무지막지하게 끌어내는 경찰을 보면서 삼성과 말 한 마디 하는 게 이렇게 힘들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의 심정을 더욱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억울했겠구나, 절망스러웠겠구나”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이 현실을 고발하고 이겨보려고 혼자서 죽음을 결단했을 남편의 고통을 생각하니 오히려 악이 바치고 눈물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섭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도 어쩔 수 없는 어미이기에 하루하루 시간이 갈수록 우리 별이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이곳 삼성직원들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집을 오가는 아이들을 볼 때 마다 우리 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며칠만 별이를 못 봐도 목구멍이 메는데 별이를 두고 간 아빠의 마음을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명치 끝이 아려옵니다. 힘들어도 제발 살아만 있지, 제발 살아만 주지 하는 속절없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 오니 남편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천안 장례식장에 있을 때 하루에 몇 번씩 꽁꽁 얼어버린 얼굴이지만 안치실로 내려가 보고 싶었습니다. 이곳에 와 있으니 삼성이란 높은 벽에 괴로워했을 남편 생각이 더욱 사무칩니다. 그 고통을 함께해 주지 못해 미안하고 이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버린 남편이 야속하기도 합니다.
남편이 별이와 제 곁을 떠난 후 너무나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십니다. 그것이 지금 제가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버텨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남편의 마지막 한 마디가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합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라는 그 말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합니다.
별이 아빠가 되어주시겠다는 천안센터 동료분들 고맙습니다. 찬 서리 내리는 긴 겨울 밤 남편의 고통을 함께하고자 이 자리를 지켜주시는 별이 아빠의 동료분들 너무나 고맙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지켜주십시오. 우리나라에서 제일 힘이 세다는 금속노조 여러분들이 제가 별이 아빠의 유언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삼성이 별이 아빠의 주검 앞에 사과할 때까지 제가 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다시는 삼성에서 별이 같은 사랑스런 아기가 아빠를 잃는 일이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우리 별이를 다시 품에 안을 때 아빠의 유언을 지킨 강건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2013. 12. 7
20131116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위령제.
20131116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위령제.
20131116 서울 대한문 앞. 쌍용자동차 희생자 위령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