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줌의 눈물을/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에 해당되는 글 582건

  1.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3 - 쌍용자동차 심리치유센터 '와락' 2011.10.30
  2.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2 -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 지회장 2011.10.23
  3.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1 - 17번째 타살과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2011.10.13
  4.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0 - 김진숙 지도위원 2011.09.30
  5.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9 - '조남호 신드롬'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2011.09.20
  6.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8 - 김진숙 지도위원 2011.08.21
  7.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7 - 이용대 한진중공업노조 대의원 2011.08.16
  8.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6 - 김진숙, 한진중공업 2011.07.25
  9.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5 - 삼성노동조합 2011.07.20
  10.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4 -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투쟁 1,300일 2011.07.13
  11.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3 - 쌍용자동차 노동자 1 2011.07.04
  12.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2 -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지도위원 2011.06.28
  13.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1 - 희망의 버스,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2011.06.12
  14.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0 -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2011.06.06
  15.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89 - 시대의 모순, 노동자 2011.06.06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3 - 쌍용자동차 심리치유센터 '와락'

20111030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집중 심리치유센터 '와락' 개소식

이정아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전 대표

참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기억 저편으로 그리고 가슴 저 밑바닥으로 밀어붙여놔야 우리가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야 된다, 용산참사로, 그해 용산참사가 있었는데 그때 돌아가신 분들도 많으셨는데 우리는 남편이 살아있지 않느냐 그것만으로 위안을 삼고 참고,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그렇게 사는 게 정답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세월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정혜신 박사님과 많으신 분들, 명진 스님과 레몬트리 공작단 분들, 박혜경 씨 등 많으신 분들 저희가 만났고요. 그분들을 만나서 상담을 받으면서 아, 우리가 굉장히 힘든 기억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리고 굉장히 힘들게 살았구나. 그리고 끔찍했던 기억들, 그 기억들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 말고 내뱉어야 살 수 있다는 거 그때서야 알고 제가 많이, 그 기억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 많이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많이 홀가분해졌고요. 저희가 가진  이 여유로움, 제 스스로 저 스스로 이제 좀 칭찬해 주고 싶은데 저 스스로 제가 그 기억들에서 한 단계 좀 나아가서 한 발을 딛고 조금 성숙해진 느낌을 가집니다.

제가 가진 이 넉넉함으로, 여유로움으로 다른 분들, 차마 여기 나오지 못하고 아직도 숨어있는 많은 쌍용차 가족들 손 내밀어서 꼭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감사드리고요. 하루하루가 요즘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2 - 차해도 한진중공업지회 지회장

20111022 서울광장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1 - 17번째 타살과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20111012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


추모사


                                                                                                                          권지영 가족대책위 대표


다 늦은 저녁 쓰레기를 버리려고 집에서 입고 있던 대로 반바지를 입은 채 밖으로 나갔습니다. 추웠어요. 밤바람이 너무 차다. 생각했습니다.

그 찬바람! 한밤중 새벽이 올 때까지 멍하니 켜진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거기에 적혀진 그동안 알고 지냈던 이들의 이름을 보다...
하나씩 하나씩 연락처를 삭제하고 찍었던 사진들을 지우고 통화했던 기억을 지웠다 했습니다.

몇 달동안 집밖에 나가지도... 누굴 만나지도...
면도도 않고 이발도 않고 그 청년은 무얼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 마음은 정말 온전히 발가벗겨진 채로 차가운 벌판에 홀로 서서 그 바람을 다 맞고 있었겠구나... 그랬겠구나...
이젠 돈도 없고... 다른 일을 할 자신도 없고...
동료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지도 못했고... 회사는 다시 들어갈 기약도 없어 보이고...

뭘 하지?
뭘 할까?

수만 가지 상상과 이야기를 머릿속에서만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자기를 얼마나 미워하며 힘들어했을까? 이 아까운 청년이...
한참 회사가 차를 많이 만들어 팔던 그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한다고 모두들 신나던 그때 입사를 했대요.
주,야간 맞교대를 돌며 열심히 쇠판을 차에 갖다 붙이고 볼트를 조여 무쏘를 만들고 렉스턴을 만들었대요.
지금 계속 회사를 다녔으면 올해로 딱 10년차 노동자가 되었을 청년이에요.

세상에 딱 둘뿐인 가족,
엄마랑 둘이 살던 고 김철강 조합원.
아들이 회사서 그리 되고... 일도 안하고... 그냥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속이 상해도 내 새끼 나아지겠지, 저러다 좋아지겠지, 무슨 일이야 있겠냐 그러셨대요.

고인이 세상과 작별해야지 하던 날,
오랜 관절염으로 병원에 다녀와 약 한봉지 먹고 또 일 가는 엄마한테 ‘엄마 아픈데 일 좀 쉬어’ 했대요. ‘이눔의 자식, 니가 일을 안 하고 그러고 있으니 엄마라두 일을 해야지’ 그랬더니 그 착하고 순한 아들이 고개를 푹 숙이더래요.
미안하고 안쓰러워 ‘엄마 괜찮아, 안 아퍼, 괜찮아 철강아’ 고개를 숙이는 아들 모습이 맘에 짠해 그래서 김치도 볶아놓고 찌개도 끓여놓고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어 아들 밥 먹이려고 그렇게 해놓고 아들을 찾았는데... 그 아들이 그걸로 마지막이었어요.
이젠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수 없게 그걸로 마지막이었어요.

이렇게 사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살 수 없는 것도 힘들고 길도 안 보이고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는 공장 밖으로 밀려난 수천의 노동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반복하며 살고 있겠지요.

알 수가 없어요. 내가 뭘 잘못한거 같지는 않은데...생각하면 울화통이 치밀고 억울해 죽겠는데...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에요.
세상은 날마다 이런일 저런일이 생기며 저만치 가 있는데... 나만 계속 그 자리서 길을 못 찾고 동동거리는 불안한 느낌.

더듬이가 잘려버린 곤충처럼 갈피를 못 잡는 그 어지러운 마음.
정리해고자,징계해고자,무급휴직자,희망퇴직자, 각기 다 다른 이름으로 나뉘어져 누군갈 원망하고 싶고 그런 자신이 참으로 가치없고 형편없다 학대하는 생활의 연속.

해고되고 파업하고 그렇게 제 자릴 찾을 수 없이 나를 망가뜨리며 살아가는 수천의 사람들.아내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아이들이 가출을 반복하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도 힘에 겹고 버거운 사람들.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수가 없어요.
'남편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게 몇 달이 된 거 같다. 담배조차 퇴근길에 사다줘야 핀다'는 아내의 걱정, 그런 걱정이 대단하게 큰 걱정거리도 되지 않은지 오래된 우리들 모습, 너나없이 다들 그러니까...다들 그렇게 힘드니까...
한 때 쌍용차를 다니며 집에서, 이웃에서, 고향에서 번듯한 직장인으로 인사하고 인사받던 건강하고 듬직하던 그들은 이렇게 쉽게 닿지 못하는 섬이 됩니다.

검은 밤바다속 비바람과 파도를 그냥 혼자 맞으며 조금씩 깍여져나가는 아무도 가지 못하는 버려진 섬.
이러다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아무 일도 아닌 일상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무섭고도 지독한 상상이 자꾸 되풀이돼요. 아니 이미 우리 곁에 조용히 와 앉아있는 것은 아닌가?
희망없는 일상을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돌고 도는 바이러스 같은 죽음이 말이죠.
계속 이렇게 툭툭 꺾이는 청춘을 얼마나 더 봐야 하나? 이렇게 속 아린 추모사 같은 걸 얼마나 더 쓰고 읽어야 하나? 지난번에 말했어요. 이제 고인 앞에 두 번 다시 이런 죽음을 만들지 않는다 하는 다짐같은 거 않겠다고 이젠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하니까...

그랬는데 채 몇 달 되지도 않아 또 같은 소리를 해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해야 될지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지.
제발 이 시간이 끝나려면 그걸 가능하게 하려면 저 회사가 답해줘야 할거 같은데... 회사가 어려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해결하고 싶으면 돈 갖고 와라. 이런 소리 하지 말고 계속 젊은 가장들이 청춘들이 죽는 걸 사는 것보다 쉽게 선택하는 나라가 아니게 하려면 회사가, 정부가 방법을 찾아줬으면...

정리해고가 시행되고 나서 여기저기 해고로 인한 다툼과 상처와 피해가 크다는 걸 지난 10년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면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좀 찾아내 줘야죠.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회사가 커지고 돈을 벌었으니, 그런 노동자들의 노동이 이 땅을 이렇게 키웠으니...
그러라고 정부가 있는거잖아요. 일하는 많은 사람이 살기 좋게 만들려고 정치도 있는 거라면서요. 우리는 지금껏 차고 넘치게 힘들었어요
.
죽지않고 기쁘게 일하면서 살 수 있게... 이 어리숙하게 순해빠진 이들이 행복하게 노동하며 살 수 있도록 우리에게 그 길을 보여주세요.
깜깜한 바다 한가운에 홀로 떠서 속으로 수천 번 눈물을 흘리고 닦기만을 반복하는 외로운 섬같은 이들에게 등대를 보여주세요.
동료를 또 이렇게 보낸다는 한없는 죄스러움까지 이들에게 보태어지라고 마시고 방법을 찾아주십시오.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는 것으로 또 다른 임무창이 강종완이 김철강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저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그저 그것이...

그렇게라도 여기 이렇게 서있는 우리가 고인께 좀 덜 미안할 수 있게...한없이 미안하고 또 안타깝지만 쌍용차 실직자들이 자기 스스로 저를 가두는 힘든 결정을 하지 않도록 어떻게든 버티고 서있겠습니다.
앳된 얼굴의 무표정한 영정사진속 젊은 청년이 그저 이젠 덜 괴로웠으면... 이젠 이것저것 힘겨웠던 삶의 짐들 다 내리고 그저 편안하세요.

잘자요...편안하게...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0 - 김진숙 지도위원

20110928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고공농성 266일차.

한 조합원의 전화를 통해 얼굴 보다. 점점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가 늘어가는...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9 - '조남호 신드롬'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8 - 김진숙 지도위원

20110820-21 서울광장. 8.20 희망시국대회.

전화통화 내용

고맙습니다, 여러분. 김진숙이 이렇게 많은데 조남호는 하나도 안 보이는군요. 우리 조합원들이 김진숙이고, 여러분들이 김진숙이고, 희망버스를 타시는 분들이 김진숙이고, 정리해고에 반대하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 모든 분들이 김진숙입니다.

85호 크레인은 서울에도 있고 인천, 수원, 광주, 전주, 울산, 충청도, 강원도, 그리고 제주에도 있습니다. 희망버스가 오기 전까지 한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알았습니까? 희망버스가 없었다면 청문회가 열리지도 않았고 조남호가 영구 닮은 걸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희망버스는 절망 속에 갇혀 있던 우리 조합원들에게 기꺼이 손 내밀어 주셨습니다.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향해 내밀었던 그 손은 참 따뜻했습니다. 그 손은 생명의 손이었고 평화의 손이었습니다.

쓰러진 이를 한 번도 일으켜보지 않은 자들이 어찌 이 손의 따뜻함을 알겠습니까. 우는 사람의 눈물을 한 번도 닦아 준 적이 없는 자들이 어찌 연대의 의미를 알겠습니까. 정리해고가 어떤 건지, 해고된 이후로 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저들은 모릅니다.

아홉 살짜리 아이가 정리해고 철회해 달라고, 일곱 살짜리 아이가 조남호 아저씨를 다른 사람으로 바꿔 달라고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편지를 쓰는 나라에 우리가 삽니다. 같은 사원아파트에서 태어나 같이 자라고 같은 학교를 다니지만 아빠가 산 자, 죽은 자로 나뉘면서 친구마저 잃은 아이들입니다.

검은 옷 입은 용역들에게 아빠가 끌려나오는 걸 본 이후 검은 옷 입은 사람만 보면 운다는 아이들입니다. 가족들을 그려보라니까 아빠가 없는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소원이 뭐냐고 물으니 아빠랑 같이 목욕가는 거라는 저 아이들. 목이 마르면 정수기로 가는 게 아니라 화장실 수도꼭지 물을 받아먹는 저 아이들. 이 슬픈 현실이 언제까지 이어져야 합니까. 눈이 짓무르도록 울었던 저 아이의 엄마들이 얼마나 더 울어야 합니까.

길에서 울고 집에서 울던 저 아이들이 급식 때문에 학교에서마저 울어야 하는 차별의 대물림은 끝내야 합니다. 생목숨을 죽여 놓고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를 모른다는 저들의 뻔뻔함을 끝내야 합니다. 심호흡을 하면서 뜸을 들이고 최대한 어눌하게 말하라는 각본에 따라 ‘영구 없다’ 놀이를 하는 저들의 가면을 이제는 벗겨야 합니다. 그 영구만들기 프로젝트에는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인내력과의 싸움이다. 시종일관 똑같은 말을 시종일관 어눌하게.’ 과연 인내의 대마왕이십니다.

저 사람 잡는 인내를 꺾으려면 4차 희망버스는 더 커져야 합니다. 훨씬 더 강해져야 합니다. 크레인 중간지점 사수대 신동순 동지가 오늘로 단식 6일쨉니다. 오늘까지 단식을 만류하느라 조합원들에게도 알리지를 못했는데 결국 신 동지의 뜻을 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리해고 철회는 물론 용역들이 밥그릇까지 열어보고 금속탐지기를 들고 생필품마저 금지하는 비인간적인 처우와 이 크레인을 바닷가 쪽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에 온몸으로 맞서는 단식입니다.

희망버스 기획단과 승객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과 변함없는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저는 설날을 여기서 보냈습니다. 우리 사수대 동지들 추석만큼은 가족들과 보내게 해주십시오. 4차 희망버스가 그 소박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더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십시오. 희망버스가 승리의 버스가 되는 그날까지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7 - 이용대 한진중공업노조 대의원

20110815 서울 갈월동 한진중공업 본사 앞.

삼팔선은 삼팔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듯
살려야 할 '김지도'는 한진중공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6 - 김진숙, 한진중공업

20110724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크레인 농성 200일. ‘생명, 평화 그리고 소통을 위한 희망 시국회의 200’

“(발언)준비를 많이 했는데 배가 고파서 못 하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 어르신들, 동지 여러분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스물 여섯에 해고돼서 이제 쉰 둘. 저는 반평생을 해고자로 살았습니다. 맛있는 것도, 좋은 옷도 다 복직하면 먹자, 복직하면 사 입자, 복직하면 운전면허 따서 좋은 데도 가 보자 그렇게 오십이 넘었습니다. 이런 아픔들을 제 동료에게, 동생들에게 다시 물려줄 수는 없었습니다. 불과 2년 남짓한 사이에 3천 명이 쫓겨난 이 공장에서 저는 (더는)잃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이 절망은 결코 희망을 꺾을 수 없습니다. (농성)100일이 되는 날 심었던 방울토마토를 오늘 수확했습니다. 이 거친 곳에서도 희망은 그렇게 피어납니다. 잘 지키고 잘 키워내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 주십시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고맙습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5 - 삼성노동조합

20110719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앞.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4 -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투쟁 1,300일

20110712 서울광장 재능교육건물 옆.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3 - 쌍용자동차 노동자

20110703 대전 동구 세천동. '소금꽃 찾아 천리길' 3일차. 김정우 쌍용자동차정비지회장의 발.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2 -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지도위원

20110627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위.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1 - 희망의 버스,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20110611-12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아래.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긴 왔군요. 이런 해방감들이 얼마만입니까.

8년전 김주익이 한 달 넘게 봉쇄된 공장이 마침내 뚫려 사람들이 이 85호 크레인 밑에 모이던 날 그 소 같은 사람이 울었습니다. 그랬던 사람을 우리는 끝내 못 지켰습니다.  

어제 용역들에게 공장문들이 차례차례 무너지는 걸 보면서 볼트 한가마니를 올렸습니다. 저 혼자 남게 되더라도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고 애타게 기다린 만큼 만나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오작교가 되어 등허리가 다 벗겨지더라도 우리 조합원들과 여러분들 꼭 만나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조합원들 많이 다치고 귀때기 새파란 용역아이들한테 내동댕이쳐지고 짓밟히는 걸 전 여기서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습니다. 6개월을 집에도 못가고 불면의 밤들을 술로 견디며 깨진 어항에서 흘러나온 금붕어처럼 숨을 헐떡거리던 저 사람들에게 우리가 외롭지 않음을 우리의 싸움이 정당한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조합원들 한번 봐주십시오. 평생 일한 직장에서 아무 잘못 없이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퇴거압력에 손해배상 가압류에 경찰서 몇 번씩 불려 다니고 가족들 성화까지 견뎌가며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다. 저 지친 어깨에 가족들 생계를 걸머지고 밤엔 절망으로 쓰러지고 아침이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희망을 찾아 기를 쓰고 버텨온 사람들입니다.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가 목숨 던져 지켜낸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저들은 나를 버린다 해도 나는 저들을 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백 가지도 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혁명적 투지로 무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키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6개월 전까지 살아왔던 삶을 지켜주고 싶은 것뿐입니다. 저녁이면 땀 냄새 풍기며 집에 돌아가 새끼들 끼고 저녁 먹고 여러분들이 오늘까지 누려왔던 그 소박한 일상들을 지켜내고 싶은 것 뿐입니다.  

술만 먹으면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이름을 부르며 우는 저 못나빠진 사람들. 가슴 속 맺힌 한을 이제 그만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8년을 냉방에서 살았던 저의 죄책감도 이제는 좀 덜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이 85호 크레인을 생각하셨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조합원들을 기억해주십시오. 2003년 그 모질었던 장례투쟁의 와중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현서, 다림의 애비, 고지훈, 김갑렬을 기억해주십시오. 짤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는 최승철을 기억해주십시오. 말기 암으로 언제 운명하실지 모르는 아버지보다 동료를 지키기 위해 농성장을 지키는 박태준을 기억해주십시오. 비해고자임에도 이 크레인을 지키고 있는 한상철, 안형백을 기억해주십시오.  

정리해고로 무너지고 용역깡패에게 짓밟힌 저 사람들을... 조남호가 버리고, 언론이 버리고, 정치가 버린 저 사람들을 함께 지켜주십시오. 

백기완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박창수 동지 아버님, 박종철 동지 아버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을 만큼 뜨겁게 고마운 여러분. 제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비틀거릴 때마다 천수보살의 손으로 제 등을 받쳐주신 여러분. 꼭 이기겠습니다. 157일 아닌 1,570일을 견뎌서라도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 여기까지 왔던 그 마음 그대로, 아흔 아홉 번 쓰러져도 결코 무릎 꿇을 수 없었던 그 마음 그대로, 굳건히 지켜내겠습니다. 

기륭전자 동지들이 버텨왔듯이, 쌍차 동지들이, 유성 동지들이 버텨가고 있듯이, 그렇게 꿋꿋이 견뎌 나가겠습니다.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에게 감염된 인사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2011년 6월 12일 새벽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0 -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20110518 서울 종로 보신각.

무대에서 부를 노래를 준비하다가 오수영 사무국장의 몸짓에 유명자 지부장과 이현숙 조합원은 뒤로 넘어갈 지경.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89 - 시대의 모순, 노동자

20110601 서울 충정로 프랑스대사관 건너편.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연대촛불문화제.

잘 보면 이 시대의 모순이 모여 있다.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발레오공조, 기륭전자, 유성기업...
,
|  1  |  ···  |  30  |  31  |  32  |  33  |  34  |  35  |  36  |  ···  |  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