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3 - 쌍용자동차

20110228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

해고는 살인이다
- 쌍용자동차 14번째 희생자 故 임무창 동지에게

                                                                 송경동

차가운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당신의 슬픈 부음을 전해 들었다
허망하고 분했다
마흔 넷 평생을 일하고 남은 것이라곤
통장잔고 4만 원, 카드빚 150만 원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려버린 아내와
생이 위태로운 아이들 둘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우리들의 이웃들에게
우리들의 가족들에게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있어선 안 되는 일

이것은 정상적인 죽음이 아니다
이것은 공공연한 살인
예고된 타살이다
미안하지만 당신은 은밀하게 살해당했다
교묘하게 피살당했다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그렇다 미안하지만
이 땅에서 우리는 살아서도
산 목숨이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하나의 구설수였고 사기였다
우리의 몸은 다만 경쟁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이윤을 낳을 때만이 의미 있는 하나의 나사산
언제든 대체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값싼 재료였을 뿐
우리의 생명은 이미 저 절망공장
착취의 라인에 갇혀 얌전히 일하고 있을 때부터
죽어 있었다
그마저 빼앗으려 할 때
해고는 살인이라고 마지막 저항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경찰특공대의 무자비한 진압 뿐

그렇게 이미 부재였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실종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감금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매장당했던
당신이 영영 떠나간다고 한다

이떤 노래가 있어 당신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어떤 시가 있어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어떤 기도가 있어서 당신의 고통을 덜어내줄 수 있을까
그것은 투쟁 뿐
피눈물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우리에겐 없음을
이대로는 살 수 없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장례 지내야 할 것은 동지들의 피맺힌 목숨이 아니라
저 절망의 자동차 공장임을
이제 우리는 안다
쫓겨나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이 추악한 자본주의이며
더러운 자본가들과 그 기생충들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생산해야 하는 것은
이 눈먼 자본의 폭주 자동차가 아니라
진정한 호혜와 평등과 평화의 거리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손에 들어야 하는 것은
몽키 스패너 건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의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 안에서 다시 새로운 동지의 생명이 움트고 있는 것을
전혀 새로운 시대를 열어제낄 해방된 시대의
인간이 내 안에 자라나오고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지난 시대에 우리 모두는 가난하고 소박했지만
그런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지탱하는 아름다운 차체부였고
어둔 세상을 돌리는 엔진부였으며
추한 세상을 아름답게 칠하는 도장부였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다만 울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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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2 - 한진중공업지회

20110213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아래. 그 대차던 노동자 오대일의 눈물.

김진숙 지도위원 14번째 편지글(크레인 고공농성 39일차)

대일아, 한 번도 본적도 없고 얘기를 나눠 보지도 않았지만 얼마 전 촛불집회 때 써 보낸 편지에 나를 누나라고 불러줬으니 편하게 동생이라고 부르마.
내가 해고되지 않았고 너 또한 해고되지 않으면 우린 조립팀에서 김주익 지회장과 함께 이용대 대의원 같은 분들과 조립팀 동료로, 선후배로 평화롭게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해고됐고 너는 해고를 앞두고 있고 김주익 지회장은 죽었다.
노동자에게 해고란 해고될 당시에만 상처받고 아픈 게 아니라 평생을 따라다니는 낙인이고 아물지 않는 상처다.
더군다나 함께 민주노조를 세우겠다고 매일 저녁 만나서 회의하고 토론하고 유인물을 뿌리고 짓밟히고 두들겨 맞아가며 투쟁을 함께했던 박창수 위원원장을 잃고 나는 평생을 죄인으로 살았다.
나 때문에 박창수 위원장이 죽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대공분실에서 그 치욕을 겪으면서도 징역살이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나는 이 길을 벗어날 수 없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다.

너에겐 일곱 살 짜리 딸과 세 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했느냐.
박창수 위원장에겐 여섯 살 짜리 아들과 세 살 짜리 딸이 있었다.
그가 죽고 20년 세월이 넘도록 용찬이가 어떻게 컸는지, 예란이가 몇 학년인지, 그 부인이 어떻게 사는지 한 번도 마음 편히 안부를 물을 수가 없었다.
그가 위원장에 당선되던 날 나는 감옥에 있었고, 내가 감옥에서 나왔을 땐 그가 감옥에 있었다. 그가 징역에서 출감도 못한 죄수의 신분으로 죽었을 때 나는 수배 중이었다.

몇 달 더 고생하면 만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던 사람이 너울너울 만장 앞세우고 동지들의 어깨에 멘 관에 담겨 영도다리를 넘어 오던 날,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우는 거밖엔 없었다. 내가 울고 있을 때 아저씨들은 화염병을 들었다.
대일이 네가 선배, 형님이라고 부르는 아저씨들이 안기부에 화염병을 던지며 몇 달을 싸워 지켜낸 생존권이고 노동조합이다.

형님들은 한이 많은 사람들이고 나는 죄가 많은 사람이다.

그 이후로도 동지들의 죽음을 차례차례 묻으며 형님들은 여기까지 왔다. 이젠 너희들이 형님들을 지켜 줄 차례다.
여기서 더 이상 밀리면 안 되지 않겠느냐. 더 이상 빼앗기면 안 되는 거 아니겠느냐.
한 인간의 탐욕을 위해 수백 명이 죽을 순 없는 거 아니냐.
생각만 해도 목이 메이는 우리 새끼들 지켜야 되지 않겠느냐.

울산에서 내쫒기고 그 상처가 가시기도 전에 너를 또 쫒아내겠다는 회사.
설사 이번에 빠진다 하더라도 자본은 더 큰 아픔으로 우리를 짤라 정규직의 씨를 말릴 것이다.
네 동생에게 해고통보서를 보낸 한진 자본.
본가에까지 해고통보서를 보내 부모님들한테 까지 충격을 준 저 짐승만도 못한 놈들과 싸워 꼭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
꼭 이겨서 미칠 듯이 보고 싶은 아이들한테로, 사랑하는 마누라한테로 환하게 웃으며 돌아가자.
네가 형님들을 믿고, 형님들이 동생들을 믿어 준다면 우린 오대일로 이길 수 있다.

한진중공업의 모든 오대일들, 투쟁!

2011년 2월 13일
크레인 고공농성 39일차 저녁촛불문화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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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1 - 한진중공업지회

20110213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나이 29에 정리해고란 통보서를 받으니 날개가 꺽인 기분입니다.
살다보면 이런 일 저런 일이 생긴다지만 너무 빨리 왔네요. 하하하.
하지만 겁은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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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0 - 홍익대 청소·경비용역 노동자

20110208 홍익대학교. 점거 농성 37일차.

여전히 짱짱하시다. 투쟁이 즐거우면 이긴다.
이 춤의 곡명은 '사랑의 트위스트'

학창시절에 함께 추었던 잊지 못할 샹하이 트위스트
나팔바지에 빵집을 누비던 추억 속의 사랑의 트위스트
샹하이 샹하이 샹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난생 처음 그녀를 알았고
샹하이 샹하이 샹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온동네를 주름잡았던
사랑했던 사람들을 잊지 못할 추억의 트위스트

그녀와 함께 신나게 추던 잊지 못할 샹하이 트위스트
단발머리에 미소가 예뻤던 추억 속의 사랑의 트위스트
샹하이 샹하이 샹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난생처음 그녀를 알았고
샹하이 샹하이 샹하이 트위스트 추면서 그녀에게 빠져버렸던
터질 것만 같은 이 가슴 잊지 못할 사랑의 트위스트
잊지 못할 사랑의 트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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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9 - 홍익대 청소·경비용역 노동자

20110113 서울 홍익대학교. 공공노조 서울경인공공서비스지부 홍익대분회.

이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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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8 -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20110118 서울 충정로 프랑스대사관 앞.

촛불문화제는 한줌, 농성은 인도 보도블럭 위 한자락, 비닐 한 겹 지붕삼아 한겨울을 나고 있다.
"~했어유" 충청도 사투리는 느긋해도 그 여유로 끈질기게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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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7 - GM대우 비정규직지회

20110117 인천 부평 청천동 GM대우 정문. 황호인·이준삼 조합원 고공농성 48일, 신현창 지회장 단식농성 29일차.

부평 GM대우 정문에 야수가 한 마리 살고 있다. 스물 아흐레 굶은 신현창 야수...
이 겨울에 근 한 달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신현창 지회장을 생각하면 밥이 잘 넘어가질 않는다.
맘에 항상 걸려 가려고 기를 쓰다 겨우 가서 봤다. 턱선이 V자가 됐다.
힘 빠진 모습 대신 웃어줘서 고마웠다. 기륭 조합원들처럼, 렌즈를 가까이 들이대니 웃는다. 왜 웃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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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6 - GM대우 비정규직지회

20110117 인천 부평 청천동 GM대우 정문. 황호인·이준삼 조합원 고공농성 48일, 신현창 지회장 단식농성 29일차.

영하 10℃. 생명줄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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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5 - KEC

20100915 서울 여의도. KEC 노조말살 국정감사 촉구 3보 1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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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4 - 타타대우상용차지회

20090901 군산

이중재 씨는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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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2 - 타타대우상용차지회

20090901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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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1 - 타타대우상용차지회

20090901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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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60 - 전국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

20090717 울산 매암부두. 직장폐쇄 중인 26척의 예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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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59 - 전국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

20090817 울산 매암부두. 직장폐쇄 중인 26척의 예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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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58 - 전국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

20090817 울산 매암부두. 예선노동자 파업의 두 가지 핵심 중 하나. 근로기준법이냐 선원법이냐. 또 하나는 다른 세상 같은 열악한 노동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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