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희망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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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아

20110710 부산 영도 봉래동삼거리. 2차 희망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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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20110705 경찰청장 접견실.

경찰 투입 중단! 희망의 버스 탄압 중단! 정당, 종교, 사회단체 대표자 및 희망의 버스 참가자 긴급 기자회견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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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3 - 쌍용자동차 노동자

20110703 대전 동구 세천동. '소금꽃 찾아 천리길' 3일차. 김정우 쌍용자동차정비지회장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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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2 -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지도위원

20110627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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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희망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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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출석요구서



소환에 응하실 분들은 아래 카페에 접속하시기 바랍니다.
http://cafe.daum.net/happylabor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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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님의 2차 희망의 버스 홍보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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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희망의 버스’를 타러 가요

20110615 희망의 버스 탄압 규탄 기자회견


공개 제안문 - 송경동 시인

 ‘2차 희망의 버스’를 타러 가요



지난 6월 11일 밤 12시 머나먼 부산 영도에서 촛불을 들었던, 가난한 우리는 다시 2차 ‘희망의 버스’를 타기로 했습니다.

한국근현대사의 아픔과 절망의 상징인 저 85호 크레인 위에 있는 한 여성노동자를 구하러 갑니다.

‘당신이 희망입니다’라고 적혀진 양말 하나씩을 나눠주며, 우리가 떠난 뒤 다가 올 탄압과 고요가 두려워 서럽게 울던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의 아내들과 아이들을 구하러 갑니다.
십수년간 목 잘려나간 수백만 노동자들, 900만에 이른 이 참혹한 비정규직 시대를 구하러 갑니다. 그 아픔의 현장에서 두 어깨가 축 늘어진 우리들의 ‘소금꽃’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구하러 갑니다.
다시는 누구도 함부로 잘려 생의 벼랑에 서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갑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신을 구하러 갑니다.
신자유주의 시대 돈만이 최고인 이 살벌한 착취와 경쟁의 시대를 넘어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평화롭고 평등하며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런 세상을 우리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갑니다.

이 버스는 모든 정리해고와 비정규직화에 반대하고, 그 누구의 삶이던 조금은 더 안전한 사회를 우리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만들자는 연대의 버스, 실천의 버스입니다. 왜 모두가 연대해서 생산하는 사회적 가치가 소수 자본가들의 금고로만 들어가야 하는지를 질문하고자 하는 버스입니다. 그래서 이 버스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변화를 염원하는 희망의 버스이기도 합니다. 누가 얼굴 내밀자고 가는 버스도 아니고, 누굴 또 시대는 변하지 않은 채 영웅으로 만들자고 가는 버스가 아닙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평화로워야 한다는 가장 단순한 진실들이 맑고 투명해지기를 바라는 버스입니다. 너무나 평화로운 버스이고, 너무나 소박한 버스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버스입니다.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차 희망의 버스 185대가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연인의 손을 잡고, 친구의 손을 잡고, 동지의 손을 잡고 출발하는 2011년 7월 9일은, 아마도 한국사회 운동의 역사상 중요한 날로, 우리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역사의 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그날은 80년 광주의 5.18과 87년 6월과 7,8,9를 잇는, 2008년 촛불광장을 잇는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그런 희망으로 다시 2차 희망의 버스 185대의 출발을 전 사회적으로 제안합니다. 6.11일 그 눈물겹고도 신나던 밤을 함께 했던 모든 날라리들께 제안합니다. 모든 지역의 숨은 양심들께 제안합니다. 광주에서, 순천에서, 전주에서, 수원에서, 평택에서, 하남에서 또 어디에서 1차 희망의 버스를 타주신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모아 제안합니다. 다른 세상으로 이제 우리 출발합시다. 이제 한진중공업의 저 소통부재의 낮은 담이 아니라, 행복에 겨운 소수들을 위해 평범한 다수가 고통의 바다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이 잘못된 장벽을 넘읍시다.

이번엔 185대입니다. 그날만 가는 것이 아닙니다. 7월 9일을 두고, 우리 모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합시다. 벌써 누구는 일주일마다 희망의 봉고, 희망의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합니다. 그날 김치 한 조각이 없어 맨밥을 먹던 설움을 없애고자 한 차 분량의 쌀과 김치를 보내겠다는 촛불 시민들이 계십니다. 사진가들은 부산 지역 작가들과 함께 한 달 동안 한진의 절망을 카메라에 담겠다고 합니다. 백기완 선생님과 박창수 열사 아버님 등 유가협 어르신들이 맨 첫 차를 타시겠다고 합니다. 이런 연대의 마음들이, 공동체의 마음들이 잡혀 갈 일이라면 1번으로 자신들을 내세워주시라고 합니다.

7월 9일 전까지 우리 모든 귀를 열고, 눈을 열고, 손을 내고, 발을 냅시다. 7월 9일 전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고, 저 눈물겨운 여성노동자 김진숙이 살아 내려올 수 있게 합시다. 매일 계단을 내려가는 훈련을 한다는 저 눈에 피눈물이 아니라 환한 웃음을 돌려줍시다.

그가 정말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열사의 떠도는 혼들을 고이 안고 이 안전한 평지로 내려 올 수 있게 합시다. 6월 12일 우리를 배웅해주며 그 누구랄 것도 없이 펑펑 울던 그 가족들과 아이들의 눈물을 딱아 줍시다.

그렇게 모두가 눈물바람을 하며 떠나온 뒷날, 김진숙 선배가 트위터에 썼더군요.

“희망의 버스 한번만 더 와주면 저도 살아 내려 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울지 맙시다. 더 이상 우리만 피눈물을 흘리지 맙시다. 더 이상 절망하지 맙시다.
그 시간에 조직합시다. 그 시간에 단 한 대의 버스라도 더 만듭시다. 누가 말을 걸어 올 거라고 기다리지 말고, 김진숙이 열 여덟 시절 했던 화진여객 버스 안내양처럼 내가 이 희망의 버스의 안내원이라고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말을 건네주십시오.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아름다운 소풍을 가는 길이라고 말해 주시고, 저들의 모든 비방과 왜곡을 넘어 진정한 평화마음의 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십시오.

간곡히 호소합니다.
이 어두운 시대 절망의 벽을 넘으려면 내 마음을, 우리의 마음을 먼저 열어야 합니다. 그 열린 마음들이 전혀 다른 열린 세계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 믿어 봅니다.

* 이 공개 제안문은, 6월 15일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전체회의(민주노총, 인권단체, 종교단체, 문화단체, 사회단체, 학술단체 등 50여개 사회단체 참여) 결정과, 당일 오후 2시 기자회견 시 백기완 선생님을 비롯한 사회원로 선생님들, 그리고, 6.11일 함께 해주었던 서울과 지역의 희망버스 참가자 분들의 마음을 모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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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 시인

20110612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가는 길.

시인.
시인의 탈을 쓴 전문시위꾼.
시 '너희는 고립되었다'를 지은 시인.
나와 기륭전자분회의 사진집 『너희는 고립되었다』의 기획자.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의 버스' 기획자.
내가 좋아하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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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1 - 희망의 버스, 한진중공업지회 김진숙

20110611-12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아래.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긴 왔군요. 이런 해방감들이 얼마만입니까.

8년전 김주익이 한 달 넘게 봉쇄된 공장이 마침내 뚫려 사람들이 이 85호 크레인 밑에 모이던 날 그 소 같은 사람이 울었습니다. 그랬던 사람을 우리는 끝내 못 지켰습니다.  

어제 용역들에게 공장문들이 차례차례 무너지는 걸 보면서 볼트 한가마니를 올렸습니다. 저 혼자 남게 되더라도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습니다. 많이 보고 싶었고 애타게 기다린 만큼 만나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제가 오작교가 되어 등허리가 다 벗겨지더라도 우리 조합원들과 여러분들 꼭 만나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조합원들 많이 다치고 귀때기 새파란 용역아이들한테 내동댕이쳐지고 짓밟히는 걸 전 여기서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습니다. 6개월을 집에도 못가고 불면의 밤들을 술로 견디며 깨진 어항에서 흘러나온 금붕어처럼 숨을 헐떡거리던 저 사람들에게 우리가 외롭지 않음을 우리의 싸움이 정당한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조합원들 한번 봐주십시오. 평생 일한 직장에서 아무 잘못 없이 쫓겨난 사람들입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퇴거압력에 손해배상 가압류에 경찰서 몇 번씩 불려 다니고 가족들 성화까지 견뎌가며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다. 저 지친 어깨에 가족들 생계를 걸머지고 밤엔 절망으로 쓰러지고 아침이면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희망을 찾아 기를 쓰고 버텨온 사람들입니다.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가 목숨 던져 지켜낸 바로 그 사람들입니다. 저들은 나를 버린다 해도 나는 저들을 버릴 수 없는 이유가 백 가지도 넘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우리 조합원들이 혁명적 투지로 무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지키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6개월 전까지 살아왔던 삶을 지켜주고 싶은 것뿐입니다. 저녁이면 땀 냄새 풍기며 집에 돌아가 새끼들 끼고 저녁 먹고 여러분들이 오늘까지 누려왔던 그 소박한 일상들을 지켜내고 싶은 것 뿐입니다.  

술만 먹으면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 이름을 부르며 우는 저 못나빠진 사람들. 가슴 속 맺힌 한을 이제 그만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8년을 냉방에서 살았던 저의 죄책감도 이제는 좀 덜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여러분들이 이 85호 크레인을 생각하셨다면 이제부터는 우리 조합원들을 기억해주십시오. 2003년 그 모질었던 장례투쟁의 와중에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현서, 다림의 애비, 고지훈, 김갑렬을 기억해주십시오. 짤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는 최승철을 기억해주십시오. 말기 암으로 언제 운명하실지 모르는 아버지보다 동료를 지키기 위해 농성장을 지키는 박태준을 기억해주십시오. 비해고자임에도 이 크레인을 지키고 있는 한상철, 안형백을 기억해주십시오.  

정리해고로 무너지고 용역깡패에게 짓밟힌 저 사람들을... 조남호가 버리고, 언론이 버리고, 정치가 버린 저 사람들을 함께 지켜주십시오. 

백기완 선생님, 문정현 신부님, 박창수 동지 아버님, 박종철 동지 아버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큰절이라도 올리고 싶을 만큼 뜨겁게 고마운 여러분. 제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비틀거릴 때마다 천수보살의 손으로 제 등을 받쳐주신 여러분. 꼭 이기겠습니다. 157일 아닌 1,570일을 견뎌서라도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쓰러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 여기까지 왔던 그 마음 그대로, 아흔 아홉 번 쓰러져도 결코 무릎 꿇을 수 없었던 그 마음 그대로, 굳건히 지켜내겠습니다. 

기륭전자 동지들이 버텨왔듯이, 쌍차 동지들이, 유성 동지들이 버텨가고 있듯이, 그렇게 꿋꿋이 견뎌 나가겠습니다. 김여진과 날라리 외부세력에게 감염된 인사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2011년 6월 12일 새벽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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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죽음들, 나에겐 고스란히 빚입니다


20110514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아래.

7회 ‘박종철인권상’을 수여하게 된 수상소감

시퍼런 청년을 열사로 부르는 일이 나는 아직도 낯설다. ‘인연’ 때문에 더 그럴 것이다. 박종철이 대공분실에서 죽어나왔다는 소식을 들은 건 내가 거기 다녀온 지 몇 달 후였다. 그의 죽음을 보면서 내가 다녀온 곳이 얼마나 무서운 곳이었는지 내가 겪은 일들이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었는지 비로소 실감났다.

그는 죽고, 그와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살아서 크레인에 오른 지 152일째. 선배의 이름을 불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는 시대. 죽음으로 역사가 된 청년의 이름을 우리는 6월 항쟁의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불렀다. 그 부름은 7,8,9월 노동자 대투쟁으로 이어졌고 전국 곳곳에서 하루 저녁에도 수 백 개의 노동조합이 세워지고 어용노조가 민주노조로 바뀌었다.

불량 냈다고 따귀 맞고 5분 지각했다고 하루 일당이 까이던, 손가락이 잘리고 다리가 부러져도, 심지어 사람이 죽어도 산재가 뭔지도 몰랐던 공순이 공돌이들이 노동자라는 본명을 쟁취했던 개명천지.

이 크레인에서 보는 바로 맞은편에 그의 집이 있었다. 선배와의 약속을 목숨처럼 여겼던 한 청년이 죽었고,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이 크레인에선 조합원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끼들과의 약속을 어겼던 한 노동자가 죽었다. 그리고 그 죽음들이 고스란히 빚이 된 내가 다시 크레인에 올라 그의 집이 있던 자리를 내려다본다.

역사는 아직도 이렇게 가혹하다. 인연이 빚이 되고 죄가 되는 세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기 몫의 밭을 갈 뿐이다. 그렇게 돌을 골라내고 바위를 들어내며 황무지를 갈다보면 꽃도 되고 감자도 열고 고구마도 캘 날이 오려니 하는 믿음으로.

25년 전 한 청년이 쓰고자 했던 민주주의를 온 몸으로 써내려가는 우리조합원들에게 이 상이 위로가 되길 바라며 곳곳에서 싸우는 노동자, 청년학생들, 민중들의 하루하루가 박종철이 살고 싶었던 세상으로 이어지는 나날임을 되새기고자 한다. 박창수, 김주익, 곽재규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1년 6월 6일
크레인고공농성 152차 김진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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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88 - 한진중공업지회

20110515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지브크레인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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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버스를 타러 가요

희망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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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오늘이 129일째 2003년도와 똑 같다


오늘이 129일,

2003년 김주익 지회장이
이 85호 크레인에 매달려 있던
마지막 날이다.

그때도 구조조정이라는 살인행위가 있었고
거기에 저항해 우리는 2년을 싸웠다.

2년 만에 약속한 노사합의는
쓰레기처럼 버려졌고
그날밤,
김주익 지회장이 이 크레인에 올랐다.

그는 끝내 이 크레인 위에서 목을 맸고
2주일 후
곽재규라는 노동자가 또 죽었다.

그리고 8년
회사는 다시 정리해고의 칼날을 빼들었고,
1700억 원의 영업이익이 났고,
경영진들은 수백억의 주식배당금을 챙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라는 게
해고사유였다.

그리고 나는
지난 1월 6일 이 크레인에 올랐고
오늘이 129일째,
상황은 2003년도와 똑 같다.


제작 : 문화미디어행동
내레이션 : 85호 크레인 농성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상영시간 : 03분 4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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