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38 - 쌍용자동차 희생자


자20120519 서울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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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살리라'를 부르는 가수 류금신

 

 

20120421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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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14 -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20120421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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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13 - 이창근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

 

 

20120421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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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7 - 쌍용자동차 희망텐트

20111207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앞.

'희망텐트'가 시작됐다. 철거하면 노숙하고 또 치고 다시 철거하면 다시 치고...
이젠 끝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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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빚지다3 - 쌍용자동차 '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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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3 - 쌍용자동차 심리치유센터 '와락'

20111030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집중 심리치유센터 '와락' 개소식

이정아 쌍용자동차 가족대책위 전 대표

참고 살아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기억 저편으로 그리고 가슴 저 밑바닥으로 밀어붙여놔야 우리가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야 된다, 용산참사로, 그해 용산참사가 있었는데 그때 돌아가신 분들도 많으셨는데 우리는 남편이 살아있지 않느냐 그것만으로 위안을 삼고 참고,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기대로 그렇게 사는 게 정답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세월을 버텼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에 정혜신 박사님과 많으신 분들, 명진 스님과 레몬트리 공작단 분들, 박혜경 씨 등 많으신 분들 저희가 만났고요. 그분들을 만나서 상담을 받으면서 아, 우리가 굉장히 힘든 기억을 가지고 있었구나. 그리고 굉장히 힘들게 살았구나. 그리고 끔찍했던 기억들, 그 기억들을 가슴 속에 담아두지 말고 내뱉어야 살 수 있다는 거 그때서야 알고 제가 많이, 그 기억들과 맞서 싸우기 위해서 많이 애를 썼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많이 홀가분해졌고요. 저희가 가진  이 여유로움, 제 스스로 저 스스로 이제 좀 칭찬해 주고 싶은데 저 스스로 제가 그 기억들에서 한 단계 좀 나아가서 한 발을 딛고 조금 성숙해진 느낌을 가집니다.

제가 가진 이 넉넉함으로, 여유로움으로 다른 분들, 차마 여기 나오지 못하고 아직도 숨어있는 많은 쌍용차 가족들 손 내밀어서 꼭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감사드리고요. 하루하루가 요즘 감동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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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01 - 17번째 타살과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 지부장

20111012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본사 앞.


추모사


                                                                                                                          권지영 가족대책위 대표


다 늦은 저녁 쓰레기를 버리려고 집에서 입고 있던 대로 반바지를 입은 채 밖으로 나갔습니다. 추웠어요. 밤바람이 너무 차다. 생각했습니다.

그 찬바람! 한밤중 새벽이 올 때까지 멍하니 켜진 컴퓨터 모니터를 보다...
자신의 휴대폰을 열어 거기에 적혀진 그동안 알고 지냈던 이들의 이름을 보다...
하나씩 하나씩 연락처를 삭제하고 찍었던 사진들을 지우고 통화했던 기억을 지웠다 했습니다.

몇 달동안 집밖에 나가지도... 누굴 만나지도...
면도도 않고 이발도 않고 그 청년은 무얼 생각하고 있었을까?
그 마음은 정말 온전히 발가벗겨진 채로 차가운 벌판에 홀로 서서 그 바람을 다 맞고 있었겠구나... 그랬겠구나...
이젠 돈도 없고... 다른 일을 할 자신도 없고...
동료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지도 못했고... 회사는 다시 들어갈 기약도 없어 보이고...

뭘 하지?
뭘 할까?

수만 가지 상상과 이야기를 머릿속에서만 그렸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자기를 얼마나 미워하며 힘들어했을까? 이 아까운 청년이...
한참 회사가 차를 많이 만들어 팔던 그때,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을 한다고 모두들 신나던 그때 입사를 했대요.
주,야간 맞교대를 돌며 열심히 쇠판을 차에 갖다 붙이고 볼트를 조여 무쏘를 만들고 렉스턴을 만들었대요.
지금 계속 회사를 다녔으면 올해로 딱 10년차 노동자가 되었을 청년이에요.

세상에 딱 둘뿐인 가족,
엄마랑 둘이 살던 고 김철강 조합원.
아들이 회사서 그리 되고... 일도 안하고... 그냥 저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속이 상해도 내 새끼 나아지겠지, 저러다 좋아지겠지, 무슨 일이야 있겠냐 그러셨대요.

고인이 세상과 작별해야지 하던 날,
오랜 관절염으로 병원에 다녀와 약 한봉지 먹고 또 일 가는 엄마한테 ‘엄마 아픈데 일 좀 쉬어’ 했대요. ‘이눔의 자식, 니가 일을 안 하고 그러고 있으니 엄마라두 일을 해야지’ 그랬더니 그 착하고 순한 아들이 고개를 푹 숙이더래요.
미안하고 안쓰러워 ‘엄마 괜찮아, 안 아퍼, 괜찮아 철강아’ 고개를 숙이는 아들 모습이 맘에 짠해 그래서 김치도 볶아놓고 찌개도 끓여놓고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어 아들 밥 먹이려고 그렇게 해놓고 아들을 찾았는데... 그 아들이 그걸로 마지막이었어요.
이젠 엄마가 차려주는 밥을 먹을 수 없게 그걸로 마지막이었어요.

이렇게 사는 것도 힘들고 그렇다고 살 수 없는 것도 힘들고 길도 안 보이고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모르겠는 공장 밖으로 밀려난 수천의 노동자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을 반복하며 살고 있겠지요.

알 수가 없어요. 내가 뭘 잘못한거 같지는 않은데...생각하면 울화통이 치밀고 억울해 죽겠는데...대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에요.
세상은 날마다 이런일 저런일이 생기며 저만치 가 있는데... 나만 계속 그 자리서 길을 못 찾고 동동거리는 불안한 느낌.

더듬이가 잘려버린 곤충처럼 갈피를 못 잡는 그 어지러운 마음.
정리해고자,징계해고자,무급휴직자,희망퇴직자, 각기 다 다른 이름으로 나뉘어져 누군갈 원망하고 싶고 그런 자신이 참으로 가치없고 형편없다 학대하는 생활의 연속.

해고되고 파업하고 그렇게 제 자릴 찾을 수 없이 나를 망가뜨리며 살아가는 수천의 사람들.아내가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아이들이 가출을 반복하고 당장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도 힘에 겹고 버거운 사람들.

누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수가 없어요.
'남편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게 몇 달이 된 거 같다. 담배조차 퇴근길에 사다줘야 핀다'는 아내의 걱정, 그런 걱정이 대단하게 큰 걱정거리도 되지 않은지 오래된 우리들 모습, 너나없이 다들 그러니까...다들 그렇게 힘드니까...
한 때 쌍용차를 다니며 집에서, 이웃에서, 고향에서 번듯한 직장인으로 인사하고 인사받던 건강하고 듬직하던 그들은 이렇게 쉽게 닿지 못하는 섬이 됩니다.

검은 밤바다속 비바람과 파도를 그냥 혼자 맞으며 조금씩 깍여져나가는 아무도 가지 못하는 버려진 섬.
이러다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아무 일도 아닌 일상이 되는 건 아닌가 하는 무섭고도 지독한 상상이 자꾸 되풀이돼요. 아니 이미 우리 곁에 조용히 와 앉아있는 것은 아닌가?
희망없는 일상을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돌고 도는 바이러스 같은 죽음이 말이죠.
계속 이렇게 툭툭 꺾이는 청춘을 얼마나 더 봐야 하나? 이렇게 속 아린 추모사 같은 걸 얼마나 더 쓰고 읽어야 하나? 지난번에 말했어요. 이제 고인 앞에 두 번 다시 이런 죽음을 만들지 않는다 하는 다짐같은 거 않겠다고 이젠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하니까...

그랬는데 채 몇 달 되지도 않아 또 같은 소리를 해요. 잘 모르겠습니다. 어찌해야 될지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할지.
제발 이 시간이 끝나려면 그걸 가능하게 하려면 저 회사가 답해줘야 할거 같은데... 회사가 어려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해결하고 싶으면 돈 갖고 와라. 이런 소리 하지 말고 계속 젊은 가장들이 청춘들이 죽는 걸 사는 것보다 쉽게 선택하는 나라가 아니게 하려면 회사가, 정부가 방법을 찾아줬으면...

정리해고가 시행되고 나서 여기저기 해고로 인한 다툼과 상처와 피해가 크다는 걸 지난 10년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면 우리가 살 수 있는 방법을 좀 찾아내 줘야죠.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회사가 커지고 돈을 벌었으니, 그런 노동자들의 노동이 이 땅을 이렇게 키웠으니...
그러라고 정부가 있는거잖아요. 일하는 많은 사람이 살기 좋게 만들려고 정치도 있는 거라면서요. 우리는 지금껏 차고 넘치게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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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고 기쁘게 일하면서 살 수 있게... 이 어리숙하게 순해빠진 이들이 행복하게 노동하며 살 수 있도록 우리에게 그 길을 보여주세요.
깜깜한 바다 한가운에 홀로 떠서 속으로 수천 번 눈물을 흘리고 닦기만을 반복하는 외로운 섬같은 이들에게 등대를 보여주세요.
동료를 또 이렇게 보낸다는 한없는 죄스러움까지 이들에게 보태어지라고 마시고 방법을 찾아주십시오. 그렇게 간절하게 바라는 것으로 또 다른 임무창이 강종완이 김철강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저 지금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그저 그것이...

그렇게라도 여기 이렇게 서있는 우리가 고인께 좀 덜 미안할 수 있게...한없이 미안하고 또 안타깝지만 쌍용차 실직자들이 자기 스스로 저를 가두는 힘든 결정을 하지 않도록 어떻게든 버티고 서있겠습니다.
앳된 얼굴의 무표정한 영정사진속 젊은 청년이 그저 이젠 덜 괴로웠으면... 이젠 이것저것 힘겨웠던 삶의 짐들 다 내리고 그저 편안하세요.

잘자요...편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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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꽃사진관에서

20110731 부산 영도 3차 희망버스 중 소금꽃사진관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진가는 조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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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93 - 쌍용자동차 노동자

20110703 대전 동구 세천동. '소금꽃 찾아 천리길' 3일차. 김정우 쌍용자동차정비지회장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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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89 - 시대의 모순, 노동자

20110601 서울 충정로 프랑스대사관 건너편. 발레오공조코리아지회 연대촛불문화제.

잘 보면 이 시대의 모순이 모여 있다. 쌍용자동차, 재능교육, 발레오공조, 기륭전자, 유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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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훑어봐도

20110311 서울 종로 보신각.

슬쩍 훑어봐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넷이나 보인다. 김형우, 이창근, 문기주, 김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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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7 - 쌍용자동차, 대우차판매, 한진중공업

20110311 서울 종로 보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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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4 - 쌍용자동차

20110304 국회 환노위 앞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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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3 - 쌍용자동차

20110228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

해고는 살인이다
- 쌍용자동차 14번째 희생자 故 임무창 동지에게

                                                                 송경동

차가운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당신의 슬픈 부음을 전해 들었다
허망하고 분했다
마흔 넷 평생을 일하고 남은 것이라곤
통장잔고 4만 원, 카드빚 150만 원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려버린 아내와
생이 위태로운 아이들 둘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우리들의 이웃들에게
우리들의 가족들에게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있어선 안 되는 일

이것은 정상적인 죽음이 아니다
이것은 공공연한 살인
예고된 타살이다
미안하지만 당신은 은밀하게 살해당했다
교묘하게 피살당했다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그렇다 미안하지만
이 땅에서 우리는 살아서도
산 목숨이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하나의 구설수였고 사기였다
우리의 몸은 다만 경쟁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이윤을 낳을 때만이 의미 있는 하나의 나사산
언제든 대체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값싼 재료였을 뿐
우리의 생명은 이미 저 절망공장
착취의 라인에 갇혀 얌전히 일하고 있을 때부터
죽어 있었다
그마저 빼앗으려 할 때
해고는 살인이라고 마지막 저항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경찰특공대의 무자비한 진압 뿐

그렇게 이미 부재였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실종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감금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매장당했던
당신이 영영 떠나간다고 한다

이떤 노래가 있어 당신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어떤 시가 있어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어떤 기도가 있어서 당신의 고통을 덜어내줄 수 있을까
그것은 투쟁 뿐
피눈물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우리에겐 없음을
이대로는 살 수 없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장례 지내야 할 것은 동지들의 피맺힌 목숨이 아니라
저 절망의 자동차 공장임을
이제 우리는 안다
쫓겨나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이 추악한 자본주의이며
더러운 자본가들과 그 기생충들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생산해야 하는 것은
이 눈먼 자본의 폭주 자동차가 아니라
진정한 호혜와 평등과 평화의 거리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손에 들어야 하는 것은
몽키 스패너 건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의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 안에서 다시 새로운 동지의 생명이 움트고 있는 것을
전혀 새로운 시대를 열어제낄 해방된 시대의
인간이 내 안에 자라나오고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지난 시대에 우리 모두는 가난하고 소박했지만
그런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지탱하는 아름다운 차체부였고
어둔 세상을 돌리는 엔진부였으며
추한 세상을 아름답게 칠하는 도장부였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다만 울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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