귄터 그라스 Gunter Wilhelm Grass (1927.10.16-2015.4.13)


Günter Grass – Biography-Portrait by Ralph Ueltzhoeffer (2012).


 ■ 나치 잔재·이스라엘 핵 비판…할 말 했던 ‘양철북’ 작가 잠들다 [한겨레 2015.4.13]


노벨문학상 귄터 그라스 별세


소설 <양철북>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가 13일 숨을 거두었다.

소설 <양철북>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귄터 그라스가 13일 숨을 거두었다. 향년 88.


1927년 발트해 연안 항구도시 단치히(현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태어난 그라스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 탱크병으로 복무했다. 이후 미군 포로로 1946년까지 잡혀 있던 경험을 소설로 쓴 1959년작 <양철북>은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그에게 1999년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후 독일 최고 작가로 꼽히지만

뒤늦게 나치 친위대 복무 밝힌뒤

격렬한 논쟁 불러


한국과도 깊은 인연

유신때 DJ·김지하 시인 석방운동

‘한겨레’ 가 주최한 대담에선

“대북지원만이 분단상황 완화”


전후 독일 문학의 최고 작가로 평가받는 그라스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으며 작가이자 지식인으로서 나라 안팎 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그는 1990년 독일 통일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002년 한국에서 열린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을 통해 자신이 비판한 것은 “통일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통일을 추구하는가’ 하는 과정과 방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유한 서독이 가난한 동독을 ‘흡수 통합’하는 과정에서 “서독인들에게는 동독인들에 대한 존경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한겨레> 주최로 김누리 중앙대 교수와 한 대담에서도 그는 “분단의 부담은 대부분 독일의 경우에는 동독 사람들이, 한국에선 북한 사람들이 짊어져야 했다”며 “(한반도의 경우) 남한의 일방적인 대북 지원만이 상황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라스는 1970년대 수감돼 있던 김대중 대통령과 김지하 시인 등의 석방 운동을 펼치기도 했고, 1985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펜클럽 대회 기조연설에서도 당시 일시적으로 연행되어 있던 소설가 황석영의 처지를 거론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작가였다.


서독 시절 사회민주당 지지자이자 빌리 브란트 총리의 연설문 집필자로서 직접적인 정치적 참여를 마다하지 않은 그는 독일 안팎에서 숱한 논쟁에 얽히기도 했다. 2006년에는 자서전 <양파껍질을 벗기며>에서 나치의 엘리트 조직인 ‘무장 친위대’ 복무 경력을 밝혀 격렬한 논란을 낳았다. 그가 비록 범죄행위에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독일 사회의 도덕 교사이자 양심’으로 취급받던 그가 그토록 중요한 사실을 왜 뒤늦게 고백했는가 하는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2012년에는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비판하는 시 ‘말해야만 하는 것’을 발표함으로써 전범국 독일에서는 금기와도 같았던 ‘반유대주의’를 토론의 장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는 이 시에서 “핵무장 이스라엘이 가뜩이나 불안한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런 사실에 모두가 침묵하는 것은 / (…) / 반유대주의라는 보편화한 판결” 때문이라고 썼다.


그라스는 문학 계간지 <파리 리뷰>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삶에 거대하고 결정적인 힘을 행사하는 정치에 대해 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 문학은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문학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신념과 믿음을 지닌 작가였다.


 나치 잔재·이스라엘 핵 비판…할 말 했던 ‘양철북’ 작가 잠들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686723.html

 ‘정곡 찔린’ 이스라엘 귄터 그라스 입국금지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rabafrica/527531.html

 “나는 나치 친위대였다” 파격 고백 귄터 그라스 자서전 불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150798.html

 귄터 그라스, 송두율교수 석방 촉구편지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8&aid=0000041867

 [유레카] 동네북과 양철북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17678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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