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409 - 쌍용차 송전탑 고공농성 171일 만의 해제













20130509 경기 평택 쌍용차 공장 건너 송전탑 앞.


송전탑 농성은 끝이 아닌 또 다른 투쟁의 시작이다.
오늘 송전탑을 내려오지만 쌍용차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우리의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심정을 어찌 몇 마디 말과 몇 줄의 글로 다 표현할 수 있겠는가. 눈앞에 보이는 2명의 노동자의 모습이 바로 지금 이 나라 노동자들이 처해있는 현실이다.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가야 하고,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들의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야 한가. 171일을 15만 4천볼트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서 목숨을 걸고,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고공농성을 했다. 이것도 부족하다면 이제 뭘 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쌍용차 국정조사는 쌍용차문제 해결의 시작이며, 죽음을 막는 길이다.
쌍용차국정조사는 바로 억울하게 해고되어 고통 속에 신음하고 있는 해고노동자들을 살리는 생명의 끈이다. 그러나 이 나라 정부와 정치권은 쌍용차사태 해결이라는 소중한 생명의 끈조차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쌍용차 자본은 해결의 끈조차 잡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더 이상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쌍용차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 노동부조차 쌍용차사태해결을 외면하고 묵살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국정조사만이 쌍용차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더더욱 쌍용차 국정조사는 박근혜대통령이 대선 때 국민 앞에 했던 약속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임을 재차 밝힌다. 지난 9월 20일 쌍용차 국회청문회를 통해 드러났듯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해결 의지 또한 보이지 않고 있는 쌍용차에 대한 국정조사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4년의 시간, 단 한 번의 대화도 없었다. 쌍용차사태 해결을 바란다면 쌍용차 이유일사장은 물론 대주주인 마힌드라 파완 고엔카 사장은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진정으로 쌍용차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대화 자리에 나오지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특히, 쌍용차 경영진은 대한민국에서 존경받는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신뢰와 화합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아픔이자 잘못된 정리해고 사업장으로 대표되고 기억되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현재 생산량도 법정관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그럼에도 쌍용차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것은 마힌드라 그룹이 또 다른 먹튀 자본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계속적으로 사태해결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먹튀자본의 음모를 폭로하고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서 현장의 노동자들과 함께 쌍용차를 향한 현장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시대의 아픔으로 남아 있는 쌍용차사태 해결이 없다면 더욱 강력한 투쟁 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다는 것을 밝힌다. 더불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시되고 있는 지금, 억울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쌍용차 경영진과 박근혜 정부를 향해 전 국민적 투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쌍용차 이유일 사장과 마힌드라 파완 고엔카 사장,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즉각적으로 쌍용차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다 음 -
- 쌍용차 이유일 사장과 대주주 마힌드라 파완 고엔카 사장은 즉각 대화에 나서라
-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조사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
- 쌍용차와 마힌드라 자본은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 즉각 실시하라!
- 정부와 자본은 억울하게 죽어간 노동자와 가족에 대한 명예를 회복하고, 430억 9천만 원이라는 천문학적 손배 가압류 즉각 철회하라!

2013년 5월 9일
쌍용차 송전탑 농성 끝이 아닌 또 다른 투쟁 선언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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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185 - 한상균 쌍용자동차 전 지부장

 

 

 

 

 

 

 

 

 

20120804 경기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앞,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20120806 서울 대한문 옆 분향소 앞.

 

안에서 볼 수 없었던 달이 차서 기울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해 여름 도장 옥상에서도 저 달을 보면서 우리는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들을 담고자 했었습니다. 순간순간 동지들을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시간들이 지난 시간이었습니다. 동지들의 생존권을 지켜내지 못한 것으로 징역을 살아야 한다면 평생 동안이라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MB정권의 노동자 말살 정책으로 인해서 쌍용차가 희생양이 되는 과정으로 인한 시간은 참으로 길기만 했습니다. 순간순간 체념하고 좌절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희망은 우리의 나아갈 길입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많은 동지들을 가슴에 묻었습니다. 스물 두 장의 만장을 벽에 붙여놓다가 나오는 길에 가슴 깊이 켜켜이 쌓아서 나왔습니다. 무슨 말을 먼저 드려야 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노동자들이 희망이 보이지 않아서 소중한 삶을 마감해야 되는 이런 현실들은 이제는 끝내야 합니다. 그들이 지금도 약속을 어기는 것은 경영을 합리화하고 돈 몇 푼 절약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자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노동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살고자 하는 너희들의 미래는 없다는 것을 잔혹하게 보여주려는 대한민국 자본의 천박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걸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속에서 함께 희망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지 여러분, 함께 그 길을 당차게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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