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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시우 작가 2010.08.08
  2. 이시우 개인전 '한강 하구' 2010.08.06

이시우 작가

20080717 강화 연미정.

유라시아로 상상력을 넓혀준 연미정의 기억은 산뜻했다. 이시우 작가가 강화 생활 10년의 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홍대 앞 '공간415' 8월 3일부터 29일까지. 관람시간은 12시부터 20시.
www.gonggan41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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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개인전 '한강 하구'


○ 작가노트
 
나의 국가보안법 재판은 검찰의 안보론과 사진가의 예술론의 격돌의 장이었다. 검찰에게 나는 예술가를 위장한 간첩이었고, 새로운 예술론은 위험한 예술론이었으며, 창작의 자유는 안보위협요소였다.
21세기로 들어서기 직전 나는 나름대로의 미학관과 예술론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사진작업에 들어섰다. 아름다움은 내게 다른 말로 ‘결’이다. 세상은 결로 존재한다. 바람은 바람결로, 물은 물결로, 숨은 숨결로 존재한다. 결을 발견하는 것은 세계의 숨어있는 구조를 발견하는 것이며 예술창작은 세계의 결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결이 발견되는 것만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임을 깨달았다. 우연한 만남의 결과든 고단한 노력의 결과든 ‘내’가 결을 만들고자 할 때 결이 비로소 발견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창작뿐만이 아니라 이론과 실천까지도 예술가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이론과 실천, 창작의 삼위일체. ‘한강하구’는 그런 작업과정이 처음으로 일관되게 실현된 주제이다.
2000년, 강화도로 이사해서 한강하구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 이 전시는 10년 동안의 작업성과인 셈이다. 한강하구에 대해 설레던 ‘예감’은 10년을 거치며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한강하구』라는 책으로 출판되었고, ‘한강하구에 평화의 배 띄우기’라는 행사를 통해 남북의 국경하천이자 유라시아의 국제하천인 한강하구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이제 그간의 과정에서 사색했던 사진들을 전시하게 되니 그저 부끄럽다.
내게 사진은 90%의 이론과 9%의 실천과 1%의 영감으로 빚어진다. 그러나 1%를 얻기 위해 나머지 99%를 버려야할 순간을 거쳐야 사진은 비로소 즐거운 것이 된다. 아는 것은 행하는 것만 못하고 행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즐거움에 이르러 내안의 ‘결’과 세계의 ‘결’은 비로소 화해한다. 내가 내사진에 대해 거는 기대이다.

○ 기획노트

‘한강하구가 보고 싶었습니다.’

홍대 앞 문화의 거리에 새롭게 문을 연 ‘공간415’에서 개관 기념전으로 사진작가이자 평화 운동가인 이시우의 <한강하구>를 선보인다. 전시장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던 그의 주옥같은 작품 중 <한강하구>만을 따로 묶어낸 이번 전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그의 작품들을 드디어 갤러리에서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시에 앞서 작가는 이미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 한강하구』(통일뉴스, 2008)를 두꺼운 책으로 펴냈었다. 이 책은 한강하구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배경을 광범위하게 서술한 독특한 저작물로 한강하구의 과거로부터 현재의 관할권 문제까지 자세히 살피고 있다.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1조 5항에 의해 민간선박항행에 개방된 수역으로 그 위치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오두산통일전망대부터 강화 끝 섬 말도까지의 수역을 말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곳에서 2000년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시작한 이래 유엔군 사령부도 인민군사령부도 아닌 민간인에 그 출입이 개방된 한강하구를 통일과 평화, 생명의 해방구로 인식하게 한다. 작가는 그동안 대인지뢰반대운동과 한강하구 배 띄우기 행사 등을 통해 정전체제의 문제점과 평화체제로의 당위성을 사진작품 활동과, 저술, 강연회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사진과 글로 평화의 감수성과 통일의 미학을 확산시켜준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예술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30점의 사진작품은 ‘지금, 여기 한강하구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끌어안은’ 눈부신 ‘서정’으로 구성하였다. 그의 글이 맑고 깊은 서사라면, 그의 사진은 곱고 아름다운 한 편의 시요 음악이다. 앞서 언급한 바,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작가이자 위대한 사상가이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완벽한 지식과 역사적 안목을 갖추려고 한다. 사진 한 장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그야말로 수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탄생한 사진이 아름답고 서정적이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대상, 풍경이 갖고 있는 제각각의 사연을 이시우만큼 간절한 아름다움으로 형상화한 작가는 드물다. 물론 이와 비슷한 사진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시우작가의 사진은 ‘다르다’. 풍경을 바라보는 그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7년이 되는 올 여름은 이시우 작가와 함께 ‘한강하구’를 따라 걸으며 그의 사진을 보고, 한강하구를 또 보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독립 큐레이터 최연하)

http://gonggan41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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