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우 작가
유라시아로 상상력을 넓혀준 연미정의 기억은 산뜻했다. 이시우 작가가 강화 생활 10년의 산물을 선보이고 있다.
홍대 앞 '공간415' 8월 3일부터 29일까지. 관람시간은 12시부터 20시.
www.gonggan415.com
홍대 앞 문화의 거리에 새롭게 문을 연 ‘공간415’에서 개관 기념전으로 사진작가이자 평화 운동가인 이시우의 <한강하구>를 선보인다. 전시장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던 그의 주옥같은 작품 중 <한강하구>만을 따로 묶어낸 이번 전시는 책으로만 보아왔던 그의 작품들을 드디어 갤러리에서 생생히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전시에 앞서 작가는 이미 『정전협정의 틈, 유라시아로의 창 - 한강하구』(통일뉴스, 2008)를 두꺼운 책으로 펴냈었다. 이 책은 한강하구의 역사적, 사회문화적 배경을 광범위하게 서술한 독특한 저작물로 한강하구의 과거로부터 현재의 관할권 문제까지 자세히 살피고 있다.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1조 5항에 의해 민간선박항행에 개방된 수역으로 그 위치는 임진강과 한강이 만나는 오두산통일전망대부터 강화 끝 섬 말도까지의 수역을 말한다고 한다. 작가는 이곳에서 2000년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를 시작한 이래 유엔군 사령부도 인민군사령부도 아닌 민간인에 그 출입이 개방된 한강하구를 통일과 평화, 생명의 해방구로 인식하게 한다. 작가는 그동안 대인지뢰반대운동과 한강하구 배 띄우기 행사 등을 통해 정전체제의 문제점과 평화체제로의 당위성을 사진작품 활동과, 저술, 강연회를 통해 끊임없이 제기해왔다.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사진과 글로 평화의 감수성과 통일의 미학을 확산시켜준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예술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이번 전시에 선보일 30점의 사진작품은 ‘지금, 여기 한강하구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끌어안은’ 눈부신 ‘서정’으로 구성하였다. 그의 글이 맑고 깊은 서사라면, 그의 사진은 곱고 아름다운 한 편의 시요 음악이다. 앞서 언급한 바, 이시우 작가는 실천하는 작가이자 위대한 사상가이다.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완벽한 지식과 역사적 안목을 갖추려고 한다. 사진 한 장을 만들어내는 전 과정이 그야말로 수련의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게 탄생한 사진이 아름답고 서정적이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대상, 풍경이 갖고 있는 제각각의 사연을 이시우만큼 간절한 아름다움으로 형상화한 작가는 드물다. 물론 이와 비슷한 사진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이시우작가의 사진은 ‘다르다’. 풍경을 바라보는 그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7년이 되는 올 여름은 이시우 작가와 함께 ‘한강하구’를 따라 걸으며 그의 사진을 보고, 한강하구를 또 보고, 그의 이야기를 경청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독립 큐레이터 최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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