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김정우 전 쌍용차지부장


20160113 서울 혜화동 통일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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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님







20140805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14> 후보 노순택 선배의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전시를 보러 오신 백기완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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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횃불, 백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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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221 - 김소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과 채원희 선배

 

20120829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본사 앞. 무슨 비밀얘기들을 하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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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분향소의 백기완 선생님

 

 

20120608 서울 대한문 옆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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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맞은 백기완 선생님

20120318 서울 세종문화회관.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 무대에 올라와서 노래를 불러준 내가 사랑하는 노동자, 빈민 동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밖에도 이 자리에 와서 노래도 부르고 소리도 하고 춤을 춰 준 이애주 교수. 내가 백 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진짜 우리 춤을 출 줄 아는 춤꾼이라고 그랬었는데 나이가 일흔이 가차운 우리 이애주도 벌써 할머니가 되었는데, 아 그 힘찬 몸짓을 보고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여러분! 날 보고 얼마 안 남았는데 그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거냐 그렇게 혹시 물어보면요, 저는 아무 준비가 된 것이 없습니다만서도 딱 한마디로 쭐쿨 수가 있습니다. 내가 여든 살까지 살아보니까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은 안 되겠어요. 개념을 우리말로 든올이라고 그러는데 그 든올, 개념 있는 말로 쭐쿠면요, 돈이 지배하는 세상한테 맽기면 앞으로 인류의 앞날은 없습니다. 자연을 우리말로 누름이라고 했는데 누름의 앞날도 없어요. 하물며 사람의 목숨이랄지 사람에 못진 삶이랄지 희망과 예술도 다 없어지는거요.
그래서 저는 혹시 나한테 몇이라도 나머지 삶이 있으면은 미국을 위시해서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독점자본을 슬라 폐기하기 위해서 내 나머지 인생을 바치갔다 그런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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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님, 연행

20111028 서울 여의도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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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완 선생님

20110808 서울 정동 민주노총 '4차 희망버스 대국민선언 기자회견'
20110730 부산 영도 3차 희망버스. "3시간 반 동안 꽝꽝 막힌 영도의 골목골목을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죽어라고 걸어 마침내 찔뚝찔뚝 젊은이들이 모인 곳에서 남몰래 한숨을 지었습니다."

아, 흙 한줌, 흙 한줌씩만 -왜 김진숙을 살려야 하는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누를 수 없을 만치 끓어오르는 한마디가 있어 붓을 들었습니다.

저는 입때까지 있어온 ‘희망의 버스’를 세 번 다 탔습니다. 다짐했던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김진숙을 살려내자, 그 한마음일 뿐, 갖고 간 것은 흙 한줌이었습니다.

아내가 무엇 하러 그런 걸 갖고 가느냐고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말을 안 했습니다.

높은 무쇳덩이에 216일째 올라 있는 그에게 뿌리를 내릴 흙 한줌을 보태자 그거였지요.

하지만 한 번도 주진 못했습니다.

1차 때는 허리춤에 찼다가 경찰 방패에 떨어뜨렸고, 2차 때는 부산역에서 영도까지 모진 빗속을 걷다가 홀랑 젖어버렸고, 3차 때는 영도다리에서부터 막혀 뚫다가 짓이겨졌고. 그래도 그날 밤 8시부터 3시간 반 동안 꽝꽝 막힌 영도의 골목골목을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죽어라고 걸어 마침내 찔뚝찔뚝 젊은이들이 모인 곳에서 남몰래 한숨을 지었습니다.

아, 이 좁은 영도에 경찰 7천, 경찰 앞잡이 여러 천이 김진숙을 살리자는 저 눈물겨운 물살을 이렇게까지 자근자근 짓밟는 까닭은 무엇인가.

손출(간단)하다. 썩어문드러진 재벌과 이명박 정권은 그 생각, 그 체질, 그 욕구가 일치하는 동업관계다. 그래서 김진숙을 죽게 하자는 것이구나. 영도의 밤은 새벽까지 무더운데도 소름이 오싹, 넋살(정신)을 차려 김진숙을 그려보았습니다.

김진숙은 누구일까.

저 높은 무쇳덩이에 올라 재벌 돈벌이의 판을 깨는 불법 난동분자일까. 그래서 죽어 마땅한 괘씸한 노동자일까. 아니다, 아니라고 세면바닥을 질렀습니다.

김진숙은 ‘살티’다, 라는 말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살티란 목숨이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몸뚱아리의 목숨하고는 다릅니다. 제 몸에서 배어나는 땀으로만 살아가는 목숨이요, 둘레의 사람과 누룸(자연)하고도 잘 어울려 살아가는 목숨이니, 그게 바로 김진숙이다, 이 말입니다.

그가 무쇳덩이에 올라 목숨을 건 것도 정리해고 철회하라, 아니면 못 내려간다, 딱 그거이니 그가 살티가 아니라면 무엇이겠어요.

그렇습니다. 김진숙은 많은 사람들이 나만 잘살겠다, 내가 이겨야 한다고 피투성이의 다툼만 하는 이 고얀 돈의 논리, 이기적 개인주의 문명을 갈라치는 살티라. 그의 요구를 들어야지 그를 끌어내리려 해선 안 된다. 그건 오늘의 삶의 모범을 죽이는 거라, 절대로 안 된다. 끌어내려야 할 건 썩어문드러진 재벌이지 우리들의 살티, 김진숙이가 아니라고 땅을 쳤습니다.

아, 참말로 김진숙은 누구일까요. 그야말로 ‘서돌’이라고 울부짖었습니다.

서돌이란 짓밟힐수록 불꽃이 되는 대들(저항)을 뜻합니다. 그래서 서돌은 사람이 사람으로 설 수 있는 마지막 불꽃이면서 아울러 창조, 창작의 원천이요, 갈마(역사)의 모든 끌힘(추진력)은 거기서 나온다고 했으니 그 서돌을 지피질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 불꽃이 없으니 실바람에도 몸을 못 가누는 허제비가 되는 겁니다. 어려운 말로 좌절, 절망의 맨 끝자락, 허무주의의 늪으로 굴러떨어지는 타락은 바로 그 때문이지요.

더구나 오늘의 이 문명은 그 허무주의를 강요하는 던적(병균)입니다. 그리하여 탈이 든 사람들은 다투어 이 썩은 문명에 한 다리라도 걸치려고만 드는 꼴입니다. 교육이 그러하고, 철학이 그러하고, 옳음이 무너지고, 누룸(자연)이 쌔코라져도(망해도) 나만 차지하겠다고 갈기갈기 찢어버려 너덜이가 된 이 땅별(지구)의 캄캄한 어두움, 여기서 김진숙이만이 꺼져가는 이 땅별의 서돌을 한사코 지피고 있는 겁니다.

저 불 꺼진 무쇳덩이 위에 번덕번덕 빛나는 불꽃이 그거라니까요.

그 안간 불빛에서 깨우침을 받아야지 그것에 최루재를 뿌리다니, 그건 참의 살육, 서돌의 살육이라. 이명박 정권도 물러가고, 조남호 회장도 물러가야 한다고 세면바닥을 굴렀습니다.

그렇습니다. 참말로 김진숙은 누구일까요.

이 겨락(시대)이 낳은 가장 어먹한(위대한) ‘찰’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찰이란 시라는 뜻의 우리말이지요. 어디서 나왔느냐. 샘에서 나왔습니다. 저 덤삐알(산자락)의 찬샘은 물을 찰찰 넘쳐 둘레의 메마른 땅을 적시지만 그것을 제 것이라고 하질 않습니다. 또 쉬질 않고 찰찰 넘치는 까닭은 한때라도 멈출 것이면 그 맑은 샘도 썩습니다. 그러니까 찰이란 걸레를 짠 구정물이 아니라 찰찰 넘쳐흐르는 변혁인 것이니, 그 찰 김진숙은 참말로 무엇일까요. 모든 살티(목숨)와 노니는 한마음, 창조가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김진숙이는 눈물의 샘이요, 등짝엔 땀방울의 샘, 예술입니다. 소금쟁이는 내버려두어도 달이나 별도 눌러앉아 있으면 엉덩이가 썩는다고 엎어버리는 변혁의 샘, 예술인데, 거기다가 시뻘겋게 펄펄 끓는 무쇳물을 붓겠다니 그건 김진숙만 죽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의 예술을 죽이려는 범죄라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 인류는 이명박 정권과 한진중공업 조남호한테 그런 막심(폭력)을 내준 적 없으니 그들에 맞서 싸워 김진숙을 살려내야 합니다. 거기에 노동문제 해결, 인간문제 해결이 있고, 썩은 문명 대 새 문명 창조의 싸움이 있으니 희망의 버스는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이어져 김진숙을 살려야 합니다. 못 살리면 인류의 역사, 문명을 폐기해야 합니다. 사람인들 무슨 낯짝으로 살겠어요.

그러나 길은 있습니다. 너도나도 흙 한줌씩이면 됩니다. 그것으로 저 빈텅(공중)에 매달려 뿌리를 내리고자 해도 흙 한줌이 없는 그에게 흙을 쌓아주면 그가 이깁니다.

왜냐, 김진숙은 바로 그 자리에서 살티를 세우고 서돌을 지피고 찰을 지을 찰니(시인)이니까요.

그래서 온 땅별 모든 이들에게 이릅니다. 한번쯤 눈을 들어 이 안타까운 한반도, 영도를 보아줄 순 없을까요. 높이 솟은 저 무쇳덩이가 보이지요. 그게 바로 이 땅의 한 찰니가 올라 사람됨의 뿌리를 내리고자 가슴은 퉁퉁대지만 한줌 흙이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는 빈텅입니다.

뜻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깨우침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손길을 잡아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한줌 흙입니다. 아 한줌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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