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농민 최요왕

20110306 두물머리 양상추 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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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생명살림 단식을 시작한 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

20100809 서울 정동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

길거리 생명살림 단식을 시작하며


지난 1년 3개월간 팔당 농민들의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양주시 조안면 송촌, 진중리 일대의 유기농지 강제 수용을 위한 보상금 공탁 처분으로 남양주 지역의 유기 농민들은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저희 농민들은 이제 모든 희생을 감수하고 마지막 강제철거까지 버틸 것인지 아니면 투쟁을 중단하고 공사를 허용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간 <농지보존 친환경농업 사수를 위한 팔당공동대책위원회>의 상임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맡아온 저는 오늘의 위기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합니다. 무엇보다도 공탁 결정을 통보받고 허탈감과 불안감에 심려가 크실 남양주 농민 여러분께는 참으로 면목이 없고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절박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정부는 공탁 결정과 동시에 공사를 밀어붙이며 농민들을 궁지로 내몰고 있습니다. 공사 장비를 막아서는 우리는 업무집행방해로 형사입건 되거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하며 곧이어 행정대집행을 통해 강제철거가 있게 되면 그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2중 3중의 고초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저는 긴급하게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으며 서둘러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길거리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문수스님의 소신공양도 무시하면서 정부는 4대강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이포보, 함안보에서의 목숨을 건 환경단체 활동가들의 고공농성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저는 비록 작은 몸짓이지만 길거리 단식을 통하여 올 겨울 딸기농사만이라도 짓게 해달라는 농민들의 소박한 요구를 외쳐보고자 합니다. 또한 지금 팔당뿐 아니라 전국의 4대강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위급한 상황에 제 나름대로 응답하고자 합니다. 특히 이포보와 함안보 위에서 힘겨운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동지들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사랑,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전하며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노고를 덜어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그만 내려오셔서 한곳에서 힘을 모아보는 것은 어떨지 조심스럽게 의견을 구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 3개월간 팔당 농민들을 격려하고 동참해주신 많은 분들, 특히 종교계, 시민사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 팔당은 <생명>의 숭고한 가치를 말하기에 부족함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습니다.


팔당이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은 더욱 심각하고 진지하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때라고 믿습니다. 저는 이번 단식이 제 스스로에게 그리고 팔당 가족 모두에게 새로운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길거리에 나서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또다시 심려를 끼쳐드리는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2010. 8. 9

팔당공동대책위 위원장  유  영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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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훈 팔당공대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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