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님

 

 

20120908 경기 평택 대추리. 대추리 역사관 여는 날에.

 

대추리 제 마음도 똑같습니다. 대추리 이 땅을 빼앗기고는 내 발로 걸어나가지 않겠다. 죽겠다는 거죠. 이것이 지켜지지 않고 아직도 살아있는 저에게는 말할 수 없는 아픔입니다. 대추리는 죽은 듯하지만 먼 대추리에서 이 자리에로 옮겼다 하지만 대추리는 저에게 자꾸만 어디로 가라고 합니다. 제가 제주도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아는 사람 다 아는 바 미국의 해군기지 가 있는 연유도 로 대추리가 보낸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 제가 가 있는 강정과 대추리가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서 듣던 말 다 거기에서 듣게 됐습니다. 행정대집행이다 무슨 중앙토지관리위원회다 하는 등등 또 여기서 저 황새울? 어데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강정에 가니까 바닷가라서 붉은발말똥게 황새울이 사라지듯 붉은발말똥게도 사라질 위기에 와 있습니다. 황새울, 여명의 황새울 대작전? 작년 9월 2일 행정대집행이 똑같은 거였습니다. 나 지금 아... 대추리 어머니들 행정대집행 날 그 아스팔트에 주저앉아서 몸을 숙이고 기진맥진해서 공병대들이 철조망을 쳐서 내가 심은 벼에, 마늘밭에 가보지 못하고 퀭한 눈으로 바라보는 그 눈빛! 지금 강정에서 보고 있습니다. 대추리에서 보던 걸 지금 지금 보고 있습니다.

 그 대추리의 경험과 강정의 경험은 똑같은데 대추리에서 제가 터득하지 못한 걸 강정에서 터득한 게 있습니다. 지가 뭔데? 지가 뭔데... 그 어마어마한, 그 어마어마한 용역들, 경찰들. 공병대, 헬리콥터. 이걸 물리칠 수 있단 말인가. 뭐 물리적 힘으로 보아서는 비교할 수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거와 같은 그런 존재인데 그렇게 그걸 막고 있겠다고 했던가. 여기에서 정말 그 치오르는 분노. 그 극도의 우울증. 그 참 나는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이거. 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는 곧 나의 신념이다. 그래 대추리 뺏어 갔냐? 강정도 뺏어 가라. 너희들의 속성은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너희들은 앞으로 심판받을 것이다. 그날을 기다리자. 요거 하나가 위로로 남았습니다.

 저 대추리에서 2년 넘게 살고 지금 강정마을에서 2년 4개월 살고 있는데 그 사는 건 비교가 안 됩니다. 그래도 대추리에서는 경찰이 나타나면 그때 대가리가 터지게 싸웠지만, 아 경찰들 물러가면 술도 마시고 재미 있었잖아요? 근데 지금은 아침 일곱 시부터 마을 사이렌이 불면 온종일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레미콘 차를 저지하고 한쪽으로 들려서 고착이 되고 풀려나면 또 오고 그렇게 하기를 열 번을 하고 그러자보면 저녁 일곱 시 되고. 날마다 녹초가 됩니다.

 근까 그 얘기는 대추리가 어떻게 나라가 자기 국민에 대해서 대작전을 펼쳐 이 개새끼들아! 어데 그럴 수 있어 이 새끼들아! 지금 강정마을에서 똑같이 하고 있는데 그 강도가 더 세지더라 이겁니다. 그 앞에 서 있는 저희들은 한 역사의 증언자로서 남을 것입니다. 그 증언이 거짓이 아닌 한 진실로 드러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대추리 마을 주민들 지금은 어렵다 하더라도 내일 그날을 기다리면서 힘차게 힘차게 살아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입니다. 대추리 할머니, 할아버지들 힘내십시오!

 그리고 이 (역사)관이 또 말해줄 겁니다. 여기저기에서 나 여기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보여주었던 이 대추리의 흔적들. 그거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고이고이 간직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놈의 나라가, 대통령이 백성을 위해 필요한 건가? 국회가 백성을 위해서 필요한 건가? 도지사나 시장이 길바닥 주민들 위해서 필요한 건가? 마음속으로 무정부주의자가 돼 버렸어. 뭐 필요가 있는 것들이여? 정말 지킴이들이 우리를 지키는 것.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네 이 씨발 것 지랄이고 아니야 나쁜 새끼들이야! 저 강정에서도 마찬가지여. 제주도에서도 마찬가지였어. 내가 손학규를 오면서 가면서 강정에서 만나네.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구만. 그러는 사람들이 대선에서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뭔 소용이 있겄어 진짜!

 아이고 더 격해지기 전에 말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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