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223 - 오석순 기륭전자분회 조합원

20120829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본사 앞.

 

얼마 전 태풍 볼라벤이 지나갈 무렵.

문재훈 소장님이 페이스북에 2010년 기륭 투쟁 때 태풍에 맞서 농성장을 지키며 밤을 지샌 기록을 올렸다. 거기 이런 구절이 있다.

 

그럴 때 우리의 희망 가리봉 감독님이 오신다.
몸으로 도우려는 것에 대하여 석순이 단호히 구박이다.
"뭐해 기록해 다큐감독이 할 일이 지금을 기록하는 거지"
옆에 흥희가 앉아 있다.
어제 유난히 피곤해 보였는데 애써 말한다.
"그러나 지금 이 폭풍우도 지나갈 것이다."

내게도 오석순 조합원은 그랬다. 공사하러 들어오려던 포클레인을 멈춰 세우고 그 위에서 농성을 시작했던 때.

잠시 집에 있던 내게 오석순 조합원이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 경찰이 포클레인을 치려고 한다고.

급히 달려갔더니 경동 선배가 줄 하나에 매달려 위태롭게 포클레인 끝에 서 있었다. 다가오면 줄을 놓아버리겠다며.

공장 앞 경비실 옥상에서 농성 중이던 오석순 조합원과 윤종희 조합원은 울부짖고 있었다.

오석순 조합원은 내가 무슨 도움이 된다고 그런 상황에서 전화를 했을까.

 

기록하라는 명령이었다. 그게 고마웠고 감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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