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에서























20150904-06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


강정 평화센터에서


                                         송경동


어제도 오늘도 너희가 들어낸 것이

헐거운 몸 하나가 아니라

세상의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육중한 정의였다는 것을 잊지 마라

오늘 너희가 가로막은 길이

실은 참다운 인간의 내일로 가는 

곧은 길이었음을 잊지 마라

오늘 너희가 연행해 간 것이

한 사람의 눈물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뜨거운 가슴이었음을

잊지 마라. 오늘 너희가 강행한 일이

역사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었음을, 잊지마라


곧 별들의 폭격이 있을 것이다

곧 달빛의 입항이 있을 것이다

천년 파도가 다시 너희들의 무지를 허물고

구럼비 바위를 따라

세상의 모든 바위들이 함께 일어설 것이다


어떤 핵폭발보다 거대하고 존엄한 

연대의 행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어떤 최첨단 레이더에도 잡히지 않는

사랑의 발걸음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군대가 없는 세상

전쟁이 없는 세상

빼앗는 자 없고

빼앗기는 자 없는 세상

군림하는 자 없고

굴하는 자 없는 세상


인간이길 포기한 너희들이 

전쟁과 폭력으로 이룬 세계화를

우린 사랑과 평화, 연대라는 

무한히 오래된 

재래식 무기로 이룰 것이다


이 무기는 너무도 오래되었지만

녹슬지 않으며 작아지지 않으며

무엇도 해하지 않으면서도

평등과 평화, 자유라는

우리 모두의 소망으로

온 세상을 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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