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범국민대회




















20150418 서울광장-광화문광장.


[대통령령 즉각 폐기! 선체 인양 공식 선포! 
세월호 참사 1년 범국민대회 참가자 선언문]


우리는 모였다. 
304개의 세계를 물속에 버린 국가에 우리는 모였다. 2014년 4월 16일 돌이킬 수 없는 참사,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이 시작되었다. 참사 1년이 되도록 국가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고, 1년이 되는 날 공식 추모 행사조차 열지 않았으며, 가족들의 비통한 절규에 응답하지 않았다. 2015년 4월 16일 차마 추모조차 할 수 없었던 가족들의 곁에 우리는 모였다. 헌화 행렬조차 두려워 경찰을 앞세운 국가에, 기억과 행동을 약속하는 십만이 넘는 국민이 전국에서 모였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는 약속한다.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결코 돌아가지 않겠다.


인양을 결정하라. 
우리는 듣는다.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서 아홉 명의 실종자가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를 듣는다. 아직 세월호 속에 내 친구가, 내 아들이, 내 엄마가 있다고 말하는 죽은 자의 증언을 듣는다. 인양이 결정될 때까지, 우리는 듣고도 아무 대답을 해줄 수 없다. 그래서 촉구했다.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걸었고, 온국민이 인양 촉구 서명에 동참했으며, 국회가 인양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결정하지 않았다. 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주는 것은 이 사회에 인간성을 되돌리는 시작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대통령은 우리에게 필요 없다.


대통령령을 폐기하라. 
대통령은 진실보다 권력을 택했다. 600만 명이 넘는 국민의 서명으로 만들어낸 특별법을 시행령 따위로 무력화하려고 한다.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이 두려워 특별조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끝까지 훼손하려고 한다. 희생자에게 들려줄 죽음의 이유조차 고백하지 못하는 국가는 필요 없다. 일상으로 돌아가 가만히 있으라며, 가족들의 간절한 그리움을 내동댕이치는 국가는 필요 없다. 진실을 침몰시키는 자, 우리가 침몰시킬 것이다. 참사 이전의 사회로 돌아가려는 아집일 뿐인 대통령령, 우리 힘으로 멈출 것이다. 진실에 대한 우리의 권리, 우리의 책임은 오로지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책임져라. 
진실은 이미 시작되었다. 감추려는 자, 숨기려는 자의 민낯이야말로 이 사회의 진실이다. 부정부패 척결을 말하는 뒤에서 가신들의 비리는 화려한 곰팡이처럼 번져있다. 안전한 사회를 부르짖는 뒤에서 능수능란한 혀들이 생명을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고 있다.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침묵을 뒤로 하고 대통령은 떠났다. 참사 1년이 되는 날 그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가족도 국민도 아니었고 여당의 대표였다. 한통속으로 감추고 숨기려는 자 모두 필요 없다. 우리는 진실과 정의를 향해 거침없이 나갈 것이다. 대통령령과 함께 버려지고 싶은 자들만이 그것을 붙들 것이다.


존엄을 선언하자. 
길은 이미 열려있다. 가족들이 묵묵히, 그리고 격렬히 그 길을 열어왔다. 참담한 고통과 애끓는 그리움, 격한 분노와 고요한 사랑으로 우리는 인간의 도리를 깨치고 있다. 참사 이후의 사회로 나아가는 우리의 푯대는 인간의 존엄이다. 오늘 우리가 잇는 인간띠는 대통령에 대한 항의일 뿐만 아니라 존엄을 함께 지킬 줄 아는 사회의 선언이다. 대통령령이 폐기될 때까지 세월호 참사 1주기는 끝나지 않는다. 존엄을 짓밟는 거짓과 모욕이 끝내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과 함께 세상을 멈출 것이며 25일 범국민 집중행동으로 다시 모일 것이다. 추모조차 하지 못한 가족들의 곁에서 함께 애도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우리는 끝까지 가족과 함께 할 것이다.


실종자를 가족 품에 돌려달라!
세월호를 지금 당장 인양하라!
진상규명 방해하는 대통령령 폐기하라!
부패정권 진실은폐 대통령령 폐기하라!
책임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없다!
국민의 힘으로 존엄을 선언하자!


2015년 4월 18일 

범국민대회 참가자 모두의 이름으로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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