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 해당되는 글 2건

  1. 대추리 평화박물관 2012.06.30
  2.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3 - 쌍용자동차 2011.02.28

대추리 평화박물관

 

 

 

 

 

 

20120629 경기 평택 대추리.

 

대추리 평화박물관을 꾸미고 있다. 9월 개관을 목표로. 올빼미가 아니라 솔부엉이.

2004년 8월 김지태 전 이장님의 삭발로 처음 만난 대추리. 8년이 지났다.

,

우리는 꾸준히 살아갈 것이다 073 - 쌍용자동차

20110228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정문 앞.

해고는 살인이다
- 쌍용자동차 14번째 희생자 故 임무창 동지에게

                                                                 송경동

차가운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당신의 슬픈 부음을 전해 들었다
허망하고 분했다
마흔 넷 평생을 일하고 남은 것이라곤
통장잔고 4만 원, 카드빚 150만 원
아파트 난간에서 뛰어내려버린 아내와
생이 위태로운 아이들 둘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우리들의 이웃들에게
우리들의 가족들에게
우리들의 아이들에게
있어선 안 되는 일

이것은 정상적인 죽음이 아니다
이것은 공공연한 살인
예고된 타살이다
미안하지만 당신은 은밀하게 살해당했다
교묘하게 피살당했다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그렇다 미안하지만
이 땅에서 우리는 살아서도
산 목숨이 아니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은
하나의 구설수였고 사기였다
우리의 몸은 다만 경쟁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이윤을 낳을 때만이 의미 있는 하나의 나사산
언제든 대체되거나 버려질 수 있는 값싼 재료였을 뿐
우리의 생명은 이미 저 절망공장
착취의 라인에 갇혀 얌전히 일하고 있을 때부터
죽어 있었다
그마저 빼앗으려 할 때
해고는 살인이라고 마지막 저항에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경찰특공대의 무자비한 진압 뿐

그렇게 이미 부재였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실종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감금당했던
당신이 떠나간다고 한다
이미 매장당했던
당신이 영영 떠나간다고 한다

이떤 노래가 있어 당신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을까
어떤 시가 있어 당신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을까
어떤 기도가 있어서 당신의 고통을 덜어내줄 수 있을까
그것은 투쟁 뿐
피눈물로 당신을 보내며
우리는 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우리에겐 없음을
이대로는 살 수 없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장례 지내야 할 것은 동지들의 피맺힌 목숨이 아니라
저 절망의 자동차 공장임을
이제 우리는 안다
쫓겨나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닌 이 추악한 자본주의이며
더러운 자본가들과 그 기생충들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생산해야 하는 것은
이 눈먼 자본의 폭주 자동차가 아니라
진정한 호혜와 평등과 평화의 거리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가 다시 손에 들어야 하는 것은
몽키 스패너 건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정의여야 한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우리 안에서 다시 새로운 동지의 생명이 움트고 있는 것을
전혀 새로운 시대를 열어제낄 해방된 시대의
인간이 내 안에 자라나오고 있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지난 시대에 우리 모두는 가난하고 소박했지만
그런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지탱하는 아름다운 차체부였고
어둔 세상을 돌리는 엔진부였으며
추한 세상을 아름답게 칠하는 도장부였음을
이제 우리는 안다
다만 울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