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져주었다

허리를 다치면 끔찍하다

微破石 2009. 9. 19. 21:52
20081118 평양

일요일에 집에서 홍차를 마시려는 순간 허리가 뜨끔해서 드러누웠다. 몇 개월에 걸쳐 세 번째다. 이틀은 바닥에서 기어다니고 겨우 일어나 채플린보다 우스꽝스럽게 걸어다닐 수 있게 되자 지난번(9개월 전) 다니던 정형외과를 금요일까지 드나들었다. 허리에 직접 주사를 맞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차도가 너무 더뎌서 얇은 귀에 오늘은 한의원에 갔다. 물리치료에 뜸에 정밀교정(말은 좋은데 튼튼한 아저씨가 내 허리와 레슬링을 하는 것)에 스트레칭에 부항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골반이 틀어져 있단다.

이런 답답한 고통을 당하고 있자니 내내 머리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작년 평양단고기집에서 먹었던 단고기 코스 중 가장 먼저 나왔던 등뼈였다. 등뼈라지만 견공의 허리 부분 몸통을 단면으로 자른 것 아닌가. 허리가 아파서 누군가한테 "내 허리를 뚝 잘라서 네 허리랑 바꾸고 싶어"라고 표현할 때마다 이 '등뼈'가 항상 떠올랐다.

허리를 다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